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중국 외교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인상 등 대(對)중국 위협에 '단호한 반격'을 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현지시간으로 오늘(1일) 러시아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미국이 진정으로 펜타닐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이유 없는 관세 인상을 철회하고 중국과 평등한 협상을 해 호혜·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왕 주임은 이어 "중국은 그간 강권(强權)과 패권을 용납한 바가 없다"며 "미국이 한사코 압력을 가하고, 심지어 계속해서 각종 위협을 가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왕 주임의 언급은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중국을 상대로 두 차례에 걸쳐 10%씩 관세를 인상한 데 이어 미국 시간으로 오는 2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나온 겁니다.
중국은 미국이 관세 인상 빌미로 삼은 합성 마약 펜타닐 문제가 자국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왕 주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 움직임에 대해선 "비록 그것은 평화를 향한 작은 발걸음일 뿐이지만 그 발걸음은 긍정적이고 필요한 것"이라며 "평화는 앉아서 기다려선 안 되고 적극적으로 쟁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중국은 러시아가 그간 대화를 통해 충돌을 해결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역시 여러 차례 밝힌 것에 주목했다"며 "최근 비록 전장의 상황이 여전히 복잡하지만 우크라이나 평화 회담에 모멘텀이 나타났다"고 평가했습니다.
왕 주임은 "동시에 봐야 할 것은 이번 위기의 근원이 복잡하고 일련의 핵심 문제에 관한 각 당사자의 입장에 작지 않은 차이가 있어 평화를 회복하는 것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이라며 "중국은 당사국의 바람에 따라 국제 사회, 특히 '글로벌 사우스'와 함께 건설적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고 했습니다.
(사진=중국 외교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