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 이야기 살펴보는 순서, 오늘(1일)은 자본이 부족하고 특별한 기술이 없는 초보 자영업자들이 뛰어드는 프랜차이즈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가맹 본사가 집기류나 식재료를 공급할 때 붙이는 마진은 한국 프랜차이즈의 독특한 특징인데요, 이걸 두고 갈등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태권 기자입니다.
<기자>
2년 전 샤브샤브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시작한 점주들은 수익이 크다는 본사 설명을 굳게 믿었습니다.
[A 씨/샤브샤브 프랜차이즈 점주 : 요식업 같은 경우는 처음이니까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아무래도 도움을 주고, 30%~35%는 남는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손에 쥐는 돈은 매출의 10%가 되지 않았습니다.
본사가 필수 품목으로 지정해 공급한 특정 업체의 고기가 시중 가격보다 최대 20%나 비싸다는 건 뒤늦게 알았습니다.
[B 씨/샤브샤브 프랜차이즈 점주 : 소고기 무한 리필 샤브집이다 보니까는 사실 쓰는 양이 한 달에 어마어마해요. 연으로 환산을 했을 때는 진짜 말도 안 되는 금액인 거죠.]
결국 소송을 제기했는데, 재판 과정에서 본사 대표가 고기와 소스 공급업체로부터 7억 4천만 원의 뒷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본사가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붙이는 마진, 차액가맹금 의존이 큰 건 한국 프랜차이즈의 독특한 특징입니다.
해외에선 보통 본사가 가맹점 매출의 일정 비율, 로열티를 받는 것과 대비됩니다.
가맹점 매출 실적과 무관하게 본사는 마진을 꾸준히 챙길 수 있는데, 투명성이 항상 논란입니다.
지난해 한국 피자헛 점주들이 제기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에서 법원이 점주들의 손을 들어준 이후, 10개가 넘는 프랜차이즈에서 비슷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C 씨/피자헛 점주 : 포장용 캐리 아웃 비닐이라든지 그다음에 뭐 콜라 비닐이라든지 이런 비닐류에도 차액가맹금을 갖다 붙여서 받아 갖고….]
[임채운/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 한국적인, 굉장히 특수한 구조거든요. 고정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려고 보다 보니까 물품 공급을 하게 되고, 그게 수익의 주 원천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착취형 모델이 되고….]
이렇다 보니 지난 2020년부터 4년간 가맹본사 매출이 32% 느는 동안, 점주 매출은 7.5% 증가에 그쳤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본사 수익은 꾸준히 늘어도 가맹점은 허덕이고, 영업 시간과 휴무일까지 본사 통제를 받는 '무늬만 사장'은 계속 늘어나는 게 한국 자영업의 현실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김한결, 영상편집 : 안여진, 디자인 : 강윤정·최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