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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차 운영에 양말 · 우유까지…안동 산불 현장서 미담 이어져

밥차 운영에 양말 · 우유까지…안동 산불 현장서 미담 이어져
▲ 사랑의 밥차

경북 의성 산불이 번져 큰 피해를 본 안동에서 숨은 미담이 잇따라 알려졌습니다.

안동시에 따르면 풍산읍 새마을부녀회는 지난달 26일 하회마을과 신성초등학교에 마련된 풍천면 산불 피해 대피소에서 '사랑의 밥차' 봉사를 벌였습니다.

언뜻 보면 평범한 부녀회 활동으로 보이지만 좀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당초 부녀회는 당일 풍산읍 경로잔치를 마련할 예정이었습니다.

초대 어르신만 약 400명으로 대규모 행사였습니다.

그러나 의성 산불이 안동으로 번지자 행사 진행이 어렵게 됐습니다.

경로잔치는 취소하면 그만이었지만 부녀회원들은 이미 행사를 준비한 만큼 산불 피해자나 소방대원을 위한 밥차를 운영하는 것으로 바꾸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경로잔치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지역 어르신들의 이해도 구했습니다.

부녀회 관계자는 "대피소에 계신 이웃과 진화 작업에 땀 흘리는 소방대원들에게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라도 대접할 수 있어서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안동시 송하동 주민 20여 명도 최근 십시일반으로 100만 원을 모아 양말 60여 켤레를 구매해 시 당국에 전달했습니다.

전국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소방대원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갈아 신을 양말조차 없을 거라는 얘기를 듣고 변변찮지만 마음을 모았습니다.

또 안동의 한 우유대리점 대표는 "딱히 드릴 만한 게 없다"며 우유 200개를 기탁하는 등 크고 작은 정성이 이어졌습니다.

임하면 오대2리에서는 임 모(임하면 후계농업경영인회장)씨가 위험을 무릅쓰고 이웃집들을 살린 이야기가 알려졌습니다.

임 씨는 지난 25일 산불이 마을로 번져 위험한 상황에서도 농약살포기에 물을 담아 마을을 돌며 집마다 물을 뿌렸습니다.

일부 집이 산불 피해를 보기도 했지만 임 씨 노력 덕분에 10채가량이 거의 온전하게 보존됐습니다.

안동시 관계자는 "재난 현장에서 남모르게 이웃을 보듬고 구조대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민이 있어 공동체가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안동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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