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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맞으면 25%+α…자동차·철강 등 한국 기업들 초비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한 27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들에 세워져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한 27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들에 세워져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발표가 사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산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미 품목별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 자동차와 철강 업계는 관세율이 '25%+α'로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배터리, 가전 업계 역시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직간접 피해를 우려하며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산 차량에 25% 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여기에 상호관세까지 얹어질 경우 경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한미 FTA에 따라 무관세로 약 101만 대를 미국에 수출했지만, 현지 생산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도 50만~70만 대는 여전히 관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S&P글로벌은 미국이 2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이 최대 19%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관세가 25%까지 오를 경우 영업이익이 34% 축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오는 2028년까지 미국 자동차와 철강, 물류, 에너지 등 분야에 총 210억 달러, 우리 돈 약 3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이는 미국 진출 이후 누적 투자액을 넘어서는 대규모 계획으로, 업계에서는 상호관세 완화의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미국 정부의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긍정적인 시그널이긴 하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먼저 품목별 관세 25%를 적용받은 철강 업계도 상호관세 확대 가능성에 대응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현대제철은 미국 내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할 대규모 제철소 신설을 추진 중입니다.

멕시코산 철강에도 관세가 부과되면서, 미국 내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목표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3월 12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1일 인천 한 제철 공장에 철근이 쌓여있다.

포스코도 철광석을 녹여 반제품을 생산하는 '상공정' 분야의 미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조선 및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이 사업의 최우선 파트너로 부상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수입 반도체에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정책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7.5% 수준으로 중국, 대만, 베트남 등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첨단 제품은 한국이 주도하고 있어 당장의 직접 피해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관세가 현실화되면 반도체 생산과 수출이 복잡한 경로를 거치기 때문에, 기준과 범위에 따라 직간접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미국 내 대규모 반도체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신규 공장 설립에 따른 비용과 시간, 행정 절차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업계 관계자는 "지금 공장을 짓더라도 완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수조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며 "관세 회피를 위한 투자로서 실익이 있을지는 기업 입장에서 고민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는 배터리와 가전 업계도 미국의 관세 정책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에는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이 진출해 전기차 핵심 광물과 배터리 소재를 생산 중입니다.

관세가 부과되면 리튬, 니켈 등 소재 가격이 상승해 배터리 가격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멕시코에 가전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관세 현실화에 대비해 생산지를 미국으로 일부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LG전자 미국 테네시 공장 전경.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다양한 공급망 전략을 통해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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