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금융 교육이 그래서 중요할 텐데 아직은 많이 부족해보입니다.
정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의 한 중학교입니다.
자유학기제인 1학년을 대상으로 금융 수업이 한창입니다.
환율이 오르면 왜 과자 값이 오르는지 배우고
[(기름값이 올라요.) 그렇죠. 외국에서 수입하는데.]
돈을 빌리는데 신용이 중요한 이유를 깨닫습니다.
[이해인/원당중 1학년 : 오늘 처음 알았어요. 애초에 신용 점수를 오늘 처음 알아가지고.]
당장 필요한 용돈 관리법은 금융감독원이 개발한 장보기 게임을 통해 배웁니다.
[(좀 싼 거 사야 되는 거 아니야?) 맞아요. 지금 7,200원밖에 없어요.]
미래 자산의 규모를 좌우하는 만큼, 금융 개념은 어릴 때 정립하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중학교에서는 사회 과목 일부 단원에 '경제'가 있지만 금융 관련 내용은 비중이 적습니다.
고등학교에서도 입시 위주의 교육이 이뤄지다 보니, 경제를 수능 선택과목으로 고르는 비중은 채 2%가 되지 않습니다.
그 결과, 국내 고등학생의 금융이해력은 100점 만점에 46.8점, 낙제 수준입니다.
가르칠 기회가 적어 교사들도 어떤 자료로 어떻게 금융을 가르쳐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김지연/원당중 미래 교육 연구부장 : 온라인 연수나 관련된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조금 많이 연습은 하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문맹을 없애기 위해 해외에서는 정규 교육 과정에 금융 수업을 늘리고 있습니다.
[김자봉/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누구나 퇴직을 하고 나면 근로소득이 0이거든요. 금융소득이 나오게 만들어 놔야 되는 거고 그렇게 하려면 청소년기 때 배워야 된다는 거예요.]
학생들이 쉽고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할 연수 프로그램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정성훈, VJ : 김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