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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 다 끊겼다…쑥대밭 된 집에 매일 억장 무너져

<앵커>

산불 피해 상황 계속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산불이 휩쓸고 간 일부 지역들에서는 전기와 수도가 끊기고 통신마저 먹통이 됐습니다. 열악한 피난 생활에 주민들은 지쳐가고 있는데 아무것도 남지 않은 집터를 믿을 수 없다는 듯 자꾸만 찾아가 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 25일 의성 산불이 이곳 안동까지 번지며 총 2천400여 세대가 단전됐습니다.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통신 먹통에 물도,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안동 임하면 추목리 마을을 찾았습니다.

주택 몇 채만 겨우 남기고 모두 새까맣게 타버렸습니다.

50년째 이 마을에서 살아온 노부부는 산불은 간신히 피했지만, 전기가 끊겨버려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봉란/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 안 돼요. (그러네요. 며칠째 (전기가) 안 되는 거예요?) 그냥 계속 안 되지요. 전기 때문에 보일러도 안 돌아가지.]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신호도 가지 않습니다.

통신 장애 때문입니다.

[김봉란/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 전화 안 돼요. 전화 뭐 며칠째 안 되는데 뭐 지금도 해보니까 안 되는데.]

물도 나오지 않아 임시방편으로 급수차에서 떠온 물로 생활했습니다.

단수 나흘 만인 오늘(28일) 오전, 다행히 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김봉란/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 (그런데 물도 차가워서 어떻게 쓰셨대요?) 차가워도 오늘 저 창문하고 닦느라고. 오늘 점심 먹고 둘이 막 (닦았어요.)]

화마에 집을 잃어 오갈 곳이 없어진 이재민들은 아침이 되면 대피소 문밖을 나섭니다.

[장명숙/경북 안동시 중구 동장 : 아침이 되니까 주민들이 또 집을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셔 가지고….]

18년 동안 살아온 삶의 터전.

산불에 타버린 집을 두 눈으로 확인할 때마다 억장이 무너집니다.

[송명걸·김숙자/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 (어제 아들이 와 가지고 아들 차 타고 갔다 왔거든.) 안방 문도 억지로 열어가지고 들어가 보니까 캄캄한 게 뭐 다 내려앉아 버렸고….]

주불 진화는 완료됐지만 여전히 불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는 걱정 속에 오늘도 이재민들은 불안 속에 잠을 청합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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