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7일)도 특집 8시 뉴스에서 산불 소식 집중적으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번지고 있는 이번 산불의 영향 구역이 이제 서울 전체 면적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경북 영덕에서는 60대 산불 감시원이 숨진 채 발견돼, 산불 희생자도 역대 가장 많은 27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오늘 뉴스는 산불이 심각한 현장부터 차례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먼저, 인명피해가 가장 많은 경북 영덕으로 가보겠습니다.
전연남 기자, 영덕에서 또 1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데 그곳 피해 상황부터 먼저 전해주시죠.
<기자>
저는 경북 영덕군 화수리 한 마을에 나와 있습니다.
산불 피해로 탄 냄새가 진동하고 있고 피해도 상당합니다.
먼저 제 오른편에 있는 집을 보시면요.
지붕이 불에 녹아내리면서 완전히 주저앉아버린 모습입니다.
맞은편에 있는 이 이웃집을 보시면요.
건물 외벽이 새까맣게 탄 채, 엿가락처럼 휘어져 버렸고, 앞에 위태롭게 놓인 가스통도 여전히 그을려 있는 모습입니다.
더 안쪽으로 들어와 보시면요.
전선도 새까맣게 불에 타서 이렇게 축 늘어진 모습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마당 앞에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와 자전거 모두 불에 타서 이렇게 뼈대만 간신히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이곳은 읍내 근처라서 그나마 전기도 들어오고 통신도 되지만, 다른 마을들은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김복자/경북 영덕군 : 전화 안 되고 전기 안 되고 이래서 밥을 못 해 먹어서 씻지도 못해. 아무것도 안 되는 거예요, 불도 안 들어오고.]
<앵커>
주민분들의 불편이 클 거 같은데, 이렇게 비가 내리길 간절히 기다렸던 적이 있나 싶습니다. 그곳에 아직 비 소식은 없는 겁니까.
<기자>
당초 영덕에는 비 예보가 있었지만 제가 도착한 오후 1시부터 빗방울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이따금씩 바람도 세차게 불었는데요.
오후 5시 기준 진화율은 55%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산불이 확산할 우려도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구체적으로는 7천800ha, 산불영향구역에 들어간 영역입니다.
산림 당국은 향후 바람의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영덕 지역의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울진 등 동해안 지역을 따라 북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번 산불은 바람의 속도도 빨라 초속 27m의 강풍을 타고 시간당 8.2km의 속도로 확산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산림청 분석 이래 역대 최고 빠른 속도입니다.
오늘 영덕에서는 영덕읍의 한 도로에 세워진 차량에서 60대 산불 감시원 1명이 숨진 채 발견돼 사망자가 9명으로 늘었습니다.
이틀 전 밤, 의성 산불 진화 작업 지원을 마친 뒤 자택으로 복귀하던 중에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영상취재 : 제 일·설민환, 영상편집 : 최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