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가 위협하는 산불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1.5도 높아진 현재, 기후변화의 영향이 인간의 삶에 직접적인 피해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대형 산불이 늘고 있습니다.
집중호우와 태풍은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일상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커피와 초콜릿에서 양배추와 오징어까지 먹거리 생산에 큰 차질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산불은 '연중화, 대형화'되고 있습니다.
대형산불은 '4월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다는 공식도 깨진 지 오래입니다.
산림청이 산불 추이를 분석한 결과 1980년대 연평균 238건 발생하던 산불이 2020년대(2020∼2023년) 들어 연평균 580건 발생하고 있습니다.
산불 피해 면적은 1980년대 연평균 1천112ha(헥타르)에서 2020년대 연평균 8천369ha로 대폭 넓어졌습니다.
봄철 산불이 집중되는 현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물론 아닙니다.
2023년까지 최근 10년간 산불을 분석하면 봄(3∼5월) 산불이 56%로 과반입니다.
다만 봄과 가을 '산불조심기간' 외 발생한 산불도 21.4%로 적잖습니다.
특히 작년은 279건의 산불 중 32%(89건)가 산불조심기간 외 발생해 산불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번지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겨울 산불도 증가세로 12월과 1월 평균 산불 건수는 1990년대 34건에서 최근 5년(2019∼2023년) 82건으로 늘었습니다.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연구원은 오늘(26일) "대형산불은 3월 상순에서 4월 중순까지 한 달 정도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정설'은 2017년 5월 대형산불 3건 등 16건의 산불이 하루에 발생하며 깨졌다"면서 "아카시아꽃이 피면 산불이 끝난다는 이야기도 이제는 바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5월 들어 수목에 물이 차면 산불 위험도 사그라든다는 말은 옛말이 된 것입니다.
산불에 영향을 주는 기상요소로 습도와 기온, 풍속이 꼽힙니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은 땅을 건조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대기가 품을 수 있는 수증기량이 늘어나면서 지표면에서 대기로 증발하는 수분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립산림과학원 '제1차 산림·임업 분야 기후변화 영향평가 종합보고서' 등을 보면 산림 기온이 1971∼2000년 평균보다 1.5도 상승하면
'산불위험지수'가 8.6%, 2도 오르면 13.5%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산림 지역 평균기온은 2050년대 14.1도, 2060년대 15.2도, 2070년대 15.9도, 2080년대 16.9도, 2090년대 17.7도 등으로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00∼2019년 전국 평균기온은 11.9도였습니다.
산림청은 "기후변화 등의 원인으로 전 세계적으로 초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해 산불이 범국제적 재난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요즘 양배추와 배추는 한 포기에 6천 원 정도로 1년 전보다 약 2천 원 올랐습니다.
무는 한 개에 3천 원으로 작년보다 1천 원 비쌉니다.
배추, 양배추, 무, 당근 등 겨울채소 가격이 고공행진 하는 것은 지난해의 늦더위 영향이 큽니다.
정식(아주심기)이나 파종 시기에 추석이 지나서도 고온이 이어지면서 초기 생육이 부진하면서 생산량이 감소한 탓입니다.
지난해 여름에는 강원도 고랭지에서 생산하는 여름배추가 폭염에 녹아내렸고 배추 평균 소매가격이 한 포기에 거의 1만 원까지 올라간 적도 있었습니다.
기후변화로 농작물 생산이 감소해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이른바 '기후플레이션'(클라이밋플레이션·climateflation)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봄에는 사과와 배 가격이 전년의 두배로 치솟았습니다.
서리 피해 등 기상재해로 생산량이 30%가량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여름 폭염에 토마토 생산이 줄면서 가격이 치솟자 맥도날드는 일부 버거에서 토마토를 빼기도 했습니다.
동해에서는 수온 상승과 과도한 어획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과거 '국민 생선'으로 불리던 명태의 씨가 마르고 오징어는 어획량이 급감했습니다.
명태는 1980년대에는 연간 어획량이 10만t(톤)이 넘었지만 2019년부터 어획이 전면 금지돼 러시아산에 의존합니다.
오징어는 2000년대에는 연평균 20만 t 정도 잡히다가 지난해 1만 3천500t으로 전년보다 42%나 줄어 역대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고등어와 갈치 어획량은 각각 17.4%, 26.6% 줄었습니다.
지난해 연근해 어획량은 전년보다 11.6% 줄어든 84만 1천 t으로 집계됐습니다.
고수온으로 양식장에 있는 물고기의 집단 폐사도 심각합니다.
작년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업 피해액은 1천430억 원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커피, 초콜릿 등의 품목에서 기후플레이션은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국제 아라비카 커피 원두 가격은 최근 파운드당 4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이 가뭄 등으로 작황이 부진한 영향입니다.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가격도 지난해 말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서아프리카의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의 이상기후 때문으로 풀이됐습니다.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국내 제품 가격으로 이어졌습니다.
스타벅스와 폴바셋, 파스쿠찌, 컴포즈커피, 더벤티 등 커피전문점들이 일제히 커피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제과업체들은 초콜릿이 들어간 제품 가격을 잇따라 올렸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