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우리가 일상적으로 지나다니던 길들이 갑자기 내려앉는 사고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매년 200건 가까이 발생하고 있는데, 땅속에 문제가 없는지 더 자주, 꼼꼼하게 검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내용은 김덕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편도 4차선 도로를 달리는 흰색 승용차.
왼쪽으로 차량이 기울더니, 그대로 도로 안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한 달 뒤 부산에서도 도로 한가운데 생긴 8m 높이 구멍에 트럭 2대가 빠졌고, 강원 양양에서는 편의점 건물 일부가 무너진 땅으로 내려앉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5년간 이런 땅 꺼짐 사고는 전국에서 957건, 매년 200건 가까운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땅 꺼짐 사고 원인으로는 상하수관이 손상돼 생기는 누수, 지하에 형성되는 텅 빈 공간인 '공동', 충분히 다져지지 않은 연약한 지반이 대표적으로 꼽힙니다.
서울시는 땅 꺼짐을 막기 위해 전파를 쏴서 땅속 빈 공간을 찾는 GPR 탐사와 하수관 결함 탐지 등을 정기적으로 시행해 왔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사고 지점에 국토부 특별점검도 이뤄졌는데, 땅속 빈 공간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앞선 연희동 땅 꺼짐 사고도 당시 3달 전 점검에서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았던 만큼, 더 짧은 주기의 탐지와 관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번 사고 지점은 지난해 말 작성한 서울시의 지반침하 안전지도상 최고단계인 5등급으로 분류돼 땅 꺼짐 가능성이 컸던 상황.
굴착 깊이 10m가 넘는 공사장을 대상으로 GPR 탐사를 연 1회에서 월 1회로 늘리고, 실시간으로 지반 변화를 탐지하는 관측망을 설치하겠다는 서울시의 개선책이 작년 8월 연희동 땅 꺼짐 이후 마련됐지만, 모두 다음 달부터 시행 예정이었습니다.
[오재일/중앙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 결국 건강검진 하는 거랑 똑같거든요. 꾸준히 조사하고 예우가 나타나서 미리 사전적으로 예방할 수 있게끔, 위험이 큰 데가 있을 거라는 거죠.]
정확한 사고 원인 분석도 필요합니다.
[박창근/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공사를 일시중지시키더라도, 시민이 조금 더 불편하더라도 서울시 전체를 본다면 정확한 원인 분석을 하는 게 중요하죠.]
서울시는 다른 도시철도 건설 현장 등 침하 우려 지점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디자인 : 강윤정·이예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