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과 방패로 무장한 경찰이 최루액과 최루탄을 동시에 쏘며 전진합니다.
돌을 던지며 저항하던 시위대가 순식간에 밀리더니, 곧이어 수갑이 뒤로 채워진 채 줄줄이 끌려갑니다.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서 연일 이어지고 있는 시위현장입니다.
지난 19일 제1야당 대선주자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이 체포되자 지지자들 뿐만 아니라 에르도안 대통령을 반대하는 시민들까지 거리로 나선 겁니다.
이스탄불 뿐 아니라 수도 앙카라, 이즈미르 등 튀르키예 대도시 곳곳에서 닷새째 시위가 이어지면서 수십만 명이 모였습니다.
[오즈구르 오젤/인민공화당(야당) 정치인 : 이마모을루 시장이 체포된 지 일주일이 돼가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고 끝까지 싸울 겁니다.]
현재까지 체포된 사람이 1천 명이 넘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야당이 시위대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며 비난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튀르키예 대통령 : 여러 차례 얘기했고 오늘도 또 얘기합니다. 시위대를 도발해서 우리 국민의 평화를 깨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야당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독재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야당 유력 대선주자에게 부패, 테러 등의 혐의를 씌워 체포했다며 석방될 때까지 장외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총리로, 2014년부터 현재까지는 대통령으로서 22년 동안 튀르키예를 통치하고 있습니다.
과거 튀르키예에서는 총리가 실권을 갖고 대통령은 상징적 역할을 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 취임 이후 개헌을 통해 대통령 중심제로 정치 체제를 바꿨습니다.
이 때문에 야당 대선주자 체포로 촉발된 전국적 시위가 반정권 시위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 : 한상우, 영상편집 : 김호진,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