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입대 탄원은 평양에서부터 시작이 됐는데요.
지난달 26일 날 평양의 '청년공원 야외극장'에서 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고급 중학교 졸업생 300여 명이 최전방 입대를 탄원한 것을 축하하는 모임이 열렸습니다.

[북한 학생 :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의 돌격대로 청춘을 빛내어 나가겠다는 것을 굳게 결의합니다.]
[북한 학생 : 우리 평양의 아들딸들이 전국의 앞장에서 기치를 들고 제일 먼저 최전연(최전방)으로 달려나갈 것을 열렬히 열렬히 호소합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공화국 영웅'이라는 사람이 졸업생 대표에게 입대를 독려하는 의식도 있었습니다.
[(졸업생 동무들, 사랑하는 우리 조국을 대를 이어 굳건히 지켜주십시오.) 네, 그러겠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자식을 전방으로 보내는 부모도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 : 맏아들도 초소에 내보냈고 우리 둘째 아들도 최전연(최전방)에 내보냅니다. 이걸 최상의 긍지로 생각합니다.]
이렇게 평양에서 시작된 전방입대 탄원 행사는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평안남도, 황해남도, 자강도 학생들의 전방 입대 탄원 행사가 지난 7일 보도된 데 이어서, 황해북도, 함경남도, 평안북도, 강원도, 양강도, 함경북도 등 북한 전역에서 이런 행사가 진행이 됐고, 북한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에도 북한에서 청년들이 탄광이나 농촌 같은 험지로 탄원했다는 보도는 간간이 있어 왔습니다.
젊은이들이 남들 가기 싫어하는 곳으로 자발적으로 자원해 갔다는 건데요.
북한 소식 탈북자 통해서 취재하는 대북 매체의 보도를 보면, 이런 탄원이 이른바 '등 떠밀린 탄원'이었다 이런 얘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북한 당국에서는 청년들의 열정을 선전하는 도구로 활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선전전이 최전방 입대에 집중되고 있다는 게 다소 특이합니다.
사실 북한에서는 고급 중학교 즉 우리 식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군대에 가기 때문에, 고급 중학교 졸업생들이 입대한다는 게 그렇게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걸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봐야 되겠죠.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아직도 공식화하지는 않고 있습니다만, 이제는 북한 내에서 군인들이 러시아로 갔다 이런 소문이 많이 퍼져 있고요.
전사자가 생겼다 이런 소식도 퍼져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제 입대 기피 분위기가 퍼져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군에 나간 자식의 전사증을 받은 주민들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면서, 부모들이 자식을 군에 보내지 않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병 모집을 담당하는 군사동원부 간부 집에 돈과 뇌물을 들고 찾아가고 있고, 급기야는 자식을 탄광에 자원시키는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정은을 보위하기 위한 군대가 필수적인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 이런 입대 기피 분위기를 방치할 수는 없었겠죠.
그러다 보니까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동원을 해서 전방입대 자원 분위기를 조직화하고, 이걸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걸로 보이고요.
또 이런 행사를 통해서 반미 반남 분위기를 고취하고 청년들의 사상을 다잡겠다는 의도도 있는 걸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