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원격 제어한 보이스피싱범…은행원 · 경찰 앱이 막아

부산의 한 60대 여성이 거액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볼 뻔했다가 은행원과 경찰의 보이스피싱 탐지 앱 덕분에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부산 북구 한 은행 지점에 60대 여성 A 씨가 다급하게 찾아왔습니다.

A 씨는 "검사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전화 내용을 은행 직원과 상담했습니다.

은행 직원이 A 씨의 휴대전화기를 확인했을 때는 이미 해킹으로 인해 원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 직원은 신속하게 계좌 입출금 정지 조치를 했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출동한 경찰관은 A 씨가 사기범이 보내준 링크를 눌렀다는 얘기를 듣고 원격제어에서 벗어나기 위해 휴대전화기 전원을 강제로 껐습니다.

이후 휴대전화기를 켠 뒤 경찰청이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예방·탐지 애플리케이션인 '시티즌 코난'을 내려받아 작동시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기를 강제로 종료해 보이스피싱범에게 들켰다고 느끼게 했고, 휴대전화를 켜자마자 제어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바로 앱을 깔아 작동시켰다"고 밝혔습니다.

그 결과 A 씨의 휴대전화기에서 악성 앱이 3개 탐지됐고, 곧바로 삭제 조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악성 앱을 삭제하고, 계좌 비밀번호를 모두 변경하도록 해 5억 상당의 예치금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막았다"고 밝혔습니다.

시티즌코난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어나면서 누적 다운 횟수가 640건이 넘는 등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사기 탐지 앱을 모방한 악성앱도 유포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앱은 공식 마켓에서만 다운받아야 하며, 금융·수사기관을 사칭하며 문자로 설치를 요구할 경우 경찰에 꼭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