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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러디스 빅토리호 마지막 생존 선원, 거제서 '김치1·5'와 상봉

메러디스 빅토리호 마지막 생존 선원, 거제서 '김치1·5'와 상봉
▲ 스미스 씨에게 꽃다발 전달하는 '김치1'으로 불린 손양영(74) 씨

"7년 만에 '김치1'과 '김치5'를 다시 만나 너무 기쁩니다. 이들은 나이가 안 들어 보여서 더 반갑네요."

1950년 흥남철수작전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올라 피란민들 구조를 도우며 작전 성공을 이끈 선원 중 마지막 생존자인 벌리 스미스(96) 씨가 어제(18일) 경남 거제시 거제 포로수용소 유족공원 내 흥남철수작전 기념비를 찾았습니다.

그가 거제를 찾은 것은 2018년 4월 이후 두 번째입니다.

스미스 씨는 이날 가족 및 지인들과 크루즈 여행차 한국을 다시 찾아 가장 먼저 거제에 들렀습니다.

7년 전만 해도 흥남철수작전 당시 빅토리호 승선원 중 생존자는 총 3명이었지만 지금은 스미스 씨가 유일합니다.

그는 "더 늦기 전에 다시 한국을 찾고 싶었다"고 거제를 다시 찾은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날도 '김치1' 손양영(75) 씨와 '김치5' 이정필(75) 씨가 그를 가장 먼저 반겼습니다.

김치1과 김치5는 흥남철수작전 중이던 1950년 12월 25일 북한 피란민을 태웠던 메러디스 빅토리호에서 태어난 5명의 아기를 1번부터 5번까지 태어난 순서대로 붙인 임시 이름입니다.

김치1 손 씨가 맏형이고 김치5 이 씨가 막내인 셈입니다.

손 씨는 현재 행정안전부 산하 이북5도위원회의 함경남도지사를 맡고 있고, 이 씨는 거제에서 가축병원을 운영 중입니다.

이날 손 씨는 "7년 전에는 지금보다 더 정정하셨는데 나이가 드신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북 도민들과 피란민들이 항상 스미스 씨를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도 "어릴 적 마을 사람들이 저보고 뱃놈이라고 해 그 이유를 묻다가 제가 흥남철수작전 당시 빅토리호에서 태어난 것을 알게 됐다"며 "스미스 씨 같은 분들이 없었다면 저도 없었을지 모른다 생각하니 여전히 감사할 따름이다"고 밝혔습니다.

흥남철수작전은 1950년 12월 중공군 개입으로 함경남도 흥남에서 철수하던 국군과 미군이 약 10만 명의 피란민을 경남 거제도로 이송한 작전입니다.

빅토리호는 흥남에서 출항한 마지막 배였습니다.

당시 빅토리호는 군수물자를 모두 버리고 피란민 1만 4천 명을 태웠습니다.

한 척의 배로 가장 많은 생명을 구출해 기네스북 인증까지 받았습니다.

스미스 씨는 여전히 그날 기억을 생생히 기억했습니다.

그는 "당시 일등 항해사가 산파들과 함께 아이들이 태어나는 것을 관리해 줬던 것을 기억한다"며 "물과 음식은 물론 통역가도 없는 힘든 상황에서 모든 피란민이 침착하게 질서를 지켜줬던 것에 아직도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스미스 씨는 먼저 세상을 떠난 레너드 라루 선장과 동료 승선원에게 헌화하고 추도했습니다.

이후 거제식물원을 둘러본 뒤 부산으로 이동해 남은 일정을 보낼 계획입니다.

거제시는 흥남철수작전이 보여준 인류애와 역사적 사실을 기리기 위해 장승포동에 흥남철수 기념공원을 짓고 있으며, 내년 3월 준공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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