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간부를 사칭해 단체 주문을 하곤 나타나지 않는 '노쇼' 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1년째 발생하고 있습니다.
제주시 삼도동에서 5년째 빵집을 운영해 온 A 씨는 지난 10일 제주에 있는 해병대 9여단 간부라고 밝힌 남성으로부터 예약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남성은 녹차 크림빵을 100개 주문하고 나흘 뒤 다른 간부가 찾으러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약속한 날이 되어도 빵을 찾으러 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남성의 번호로 수차례 전화해도 받지 않았고, 대신 '병사들이 모두 녹차 알레르기가 있다'며 '주변 보육원에 후원하시고 좋은 일 한 번 하시길 바란다"는 식의 조롱하는 듯한 메시지가 왔습니다.
알고 보니 해병대 9여단 측에서는 이런 주문을 한 사실이 없었습니다. A 씨 신고를 받은 제주동부경찰서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군 간부를 사칭한 이런 '노쇼' 피해는 작년 12월 기준 전국적으로 76건이 확인될 만큼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충북 청주에서는 국방부 대령을 사칭한 남성이 도시락 480개를 주문하곤 사라졌고, 11월엔 인천 강화군의 음식점 6곳에서 해병대 간부를 사칭한 인물이 음식 50인분을 주문한 뒤 잠적한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피해 예방을 위해 경찰은 대량 주문 시 예약금을 요구하고, 주문자의 신분과 소속을 군부대에 확인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취재 : 배성재, 영상편집 : 이승진,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