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북마케도니아 클럽 화재 참사에 '정부 책임론'…수천명 시위

북마케도니아 클럽 화재 참사에 '정부 책임론'…수천명 시위
▲ 북마케도니아 클럽 화재 참사

북마케도니아 동부 소도시 코차니에서 발생한 나이트클럽 화재로 최소 59명이 숨진 가운데 참사에 대한 시민들의 슬픔이 분노로 바뀌고 있습니다.

A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참사 하루 뒤인 17일(현지시간), 코차니 도심 광장에는 수천 명의 시민이 모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동시에 책임자 처벌과 부패 척결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가 든 피켓에는 '우리는 사고로 죽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부패로 죽는다', '연줄만 있으면 뭐든 합법이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나이트클럽 소유주와 관련된 차량을 파손하고 그가 운영하는 상점 유리창을 깨뜨리는 등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수도 스코페에서도 수백 명이 동참한 가운데 촛불 집회가 열렸습니다.

스코페에서 동쪽으로 약 115㎞ 떨어진 인구 2만5천명의 소도시 코차니에서 벌어진 이번 참사는 북마케도니아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시민들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부패로 인한 비극이라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코차니의 나이트클럽 '클럽 펄스'는 불법적으로 운영 승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법적으로 필수적인 화재 경보 장치나 스프링클러가 없었으며, 하나뿐인 비상구마저도 내부에서 열 수 없는 구조로 파악됐습니다.

북마케도니아 검찰청의 류프초 코체브스키 검사는 "나이트클럽이 최소한의 안전 기준도 충족하지 못한 채 운영됐다"며 "이에 따라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고 말했습니다.

현재까지 전·현직 정부 관리들과 나이트클럽 운영진을 포함해 약 20명이 체포됐습니다.

당국은 이들에 대해 "공공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며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해당 나이트클럽의 영업 허가가 경제부를 통해 불법적으로 발급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 책임론이 불거졌습니다.

흐리스티얀 미츠코스키 총리는 "경제부에서 부당하게 발급된 허가증이 사고의 원인 중 하나"라며 관련자들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번 화재는 전날 새벽 3시쯤 코차니의 나이트클럽 '클럽 펄스'에서 열린 힙합 콘서트 도중 발생했습니다.

당시 클럽 내부에는 허용 인원 250명의 2배가 넘는 인파가 몰려 있었습니다.

공연용 불꽃 장치에서 튄 불씨가 천장으로 옮겨붙으며 화염이 순식간에 내부를 집어삼키자 공포에 질린 젊은이들이 한꺼번에 탈출을 시도하면서 59명이 숨지하고 150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부상자 중 51명은 불가리아, 그리스, 세르비아, 튀르키예 등 인접 국가의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