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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문항 없애도 의대·대입 개편 불확실성에 '학원 또 학원으로'

킬러문항 없애도 의대·대입 개편 불확실성에 '학원 또 학원으로'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하나로 수능에서 이른바 '킬러문항'을 배제했지만, 2028학년도 대입 개편과 의대 증원 등 불확실성 속에서 학원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발길을 막진 못했습니다.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정부의 각종 대책이 무색하게 2024년 사교육비 총액은 30조 원에 육박하며 4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고, 2023년 반짝 주춤했던 증가율 또한 확대됐습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초·중·고교 전체 학생 수는 약 513만 명으로 전년보다 1.5% 감소했습니다.

학생 수 감소에도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보다 7.7% 증가한 29조 2천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21년부터 4년 연속 최대치입니다.

증가율은 2022년 10.8%에서 2023년 4.5%로 둔화했지만, 2024년엔 다시 7.7%로 커졌습니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80.0%를 기록하면서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80% 선을 뚫었습니다.

소득·지역 간 사교육비 격차도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월평균 소득이 800만 원 이상 가구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7만 6천 원으로 소득 300만 원 미만 가구 20만 5천 원의 3배가 넘었습니다.

다만 사교육비 증가율은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0.8%)보다 300만 원 미만(12.3%) 가구에서 훨씬 가팔라 전반적으로 사교육비 지출이 '상향평준화' 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지역별로는 서울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까지 포함한 전체 학생 기준 67만 3천 원으로 광역시 46만 1천 원, 중소도시 46만 5천 원, 읍면지역 33만 2천 원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이 역시 증가율은 읍면지역(14.9%)이 서울(7.2%)의 두 배가 넘어 소득별 사교육비 지출 증가율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작년 사교육비 단가가 인상된 부분이 많이 작용했고, 학원 마케팅 측면에서 교과를 분리해서 쪼개기를 하면서 가정 부담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읍면지역 증가율이 경우 "2023년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다"면서도 "추세적으로 이어질지에 관한 부분에 대해선 면밀히 분석해 상승 원인을 밝혀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습니다.

학교급별 사교육비 총액 증가율을 보면 중학교가 9.5%로 초등학교 6.5%·고등학교 7.9%를 웃돌았습니다.

참여율 증가 폭도 중학교 2.7%포인트, 초등학교 1.7%포인트, 고등학교 0.9%포인트 순이었습니다.

고교학점제와 2028 대입을 처음 적용받는 중학생이 새로운 교육·입시체제에 부담을 느끼고 사교육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의존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체 학생 기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았던 학년은 고1로 56만 1천 원이었습니다.

증가율도 고교 다른 학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9.0%를 기록했습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수능 마지막 대상 학년으로 의대 모집정원 변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입시 예측 가능성이 더욱더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는 최상위권 학생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고, 전체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80%인 점을 고려하면 사교육비 증가 이유를 의대 증원으로만 보긴 어렵다"면서 "다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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