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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 오폭' 조종사 2명 형사입건…업무상 과실치상 혐의

'민가 오폭' 조종사 2명 형사입건…업무상 과실치상 혐의
▲ 오폭으로 무너진 천장

초유의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를 낸 조종사들이 형사 입건됐습니다.

오늘(13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 조사본부는 조종사 2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등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조사본부는 "현재까지 수사를 통해 조종사의 표적 좌표 오입력이 사고의 직접적 요인임을 확인했다"며 "사고의 직간접적 원인 등에 대해 계속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종사 2명은 지난 6일 KF-16 전투기를 한 대씩 몰고 MK-82 항공 폭탄 각 4발을 실사격하는 훈련 중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해 민가에 폭탄을 투하하는 사고를 냈습니다.

이로 인해 부상자 38명, 재산 피해 166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들이 속했던 전대와 대대의 지휘관도 보직 해임됐습니다.

한편 사고에 따른 인명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었던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공군에 따르면 전투기 조종사들은 사격 전날이던 지난 5일 폭탄 투하 좌표를 비행임무계획장비 컴퓨터에 잘못 입력하는 과정에서 좌표의 고도도 임의로 수정했습니다.

좌표가 컴퓨터에 입력되면 컴퓨터는 좌표 지점의 고도를 자동으로 산출하게 돼 있습니다.

원래 사격했어야 하는 지점인 승진과학화훈련장의 고도는 2천 피트(609m)인데, 잘못 입력한 좌표의 고도는 500여 피트(152m)로 산출됐습니다.

그러자 조종사는 훈련 계획서에 적힌 대로 고도를 2천 피트로 수정 입력했습니다.

그 결과 이튿날 이뤄진 실사격에서는 폭탄이 더 멀리 날아가면서 오입력한 좌표에서도 약 2㎞ 벗어난 지점에 떨어졌습니다.

만약 고도를 수정하지 않았더라면 폭탄은 5층짜리 군인아파트 4개 동이 들어선 곳에 탄착될 수 있었습니다.

좌표에 따른 고도가 자동 산출되더라도 고도를 수정 입력하는 것은 기본 절차 중 하나라고 공군은 밝혔습니다.

조종사가 약 1천500피트의 차이를 별다른 의심 없이 수정하면서 좌표를 재확인하지 않은 대목의 과실 여부는 수사에서 밝혀질 전망입니다.

공군은 이런 내용을 지난 10일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의 중간 조사 결과 발표 당시 밝히지 않았습니다.

공군 관계자는 "좌표를 제대로 입력하지 않고 확인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이 사고의 핵심 원인"이라며 "이 내용은 오폭과 직접적 관련이 없어서 발표에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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