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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뒤덮는 황사와 미세먼지…이렇게 다르다

한반도 뒤덮는 황사와 미세먼지…이렇게 다르다
▲ 황사 유입, 뿌연 도심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다가오면서 예년처럼 황사(黃沙)가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중국 등에서 발생한 황사가 몰려오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관련 뉴스 댓글 등에는 "황사와 같은 미세먼지 때문에 살기 힘들다", "황사가 결국 미세먼지 아니냐?" 등 황사와 미세먼지를 혼동하는 의견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황사와 미세먼지(PM-10)는 별 차이가 없는 걸까?

서로 다르다면 황사와 미세먼지 중에서는 어떤 게 우리 건강에 더 해로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황사는 자연 발생적인 모래 먼지며, 미세먼지는 자동차 배기가스나 산업공정 등에서 발생하는 인위적인 성향이 강한 공해 물질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황사 또한 모래 먼지 속에 유해 물질을 동반하고 있어 미세먼지와 마찬가지로 모두 건강에 매우 좋지 않습니다.

미세먼지 중에서도 초미세먼지(PM-2.5)는 인체 깊숙이 침투할 정도로 해로워 마스크 착용 등 각별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황사,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는 대기 중 입자상 물질을 의미하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지나다니면서 볼 때는 잘 구분이 안 됩니다.

하지만 입자 크기와 발생 원인, 구성 성분 등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황사의 경우 입자 크기만 보면 미세먼지와 유사한 아주 작은 토양 입자 알갱이로 1~1천㎛(1㎛는 100만 분의 1m) 수준입니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보다 작으며 2.5㎛보다 작은 초미세먼지도 있습니다.

이렇게 나뉘는 이유는 발생 원인이 자연적인지 또는 인공적인지에 있습니다.

황사는 중국 북부 지방이나 몽골 사막 지대 등에서 발생한 미세한 흙먼지가 북서풍 등 기류를 타고 한반도에 유입되는 자연적인 현상을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공해 물질이 뒤섞이기도 합니다.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는 인위적 대기오염 물질이라는 점에서 다릅니다.

즉 황사는 주로 토양 성분, 미세먼지와 초미세 먼지는 유해 화학물질이 주로 포함돼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는 대체로 대기오염 물질이 공기 중에 반응해 만들어진 황산염과 질산염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화석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류와 지표면 흙먼지 등에서 발생하는 광물로 구성돼있습니다.

이런 차이점 때문에 관련 예보를 서로 다른 기관에서 합니다.

황사 예보는 기상청, 미세먼지 예보는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맡고 있습니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날씨가 차츰 따뜻해지는 봄철에 주로 기승을 부립니다.

일반적으로 3월부터 5월까지가 황사와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시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황사는 한자 그대로 풀면 '노란 모래'입니다.

정확한 정의는 사막이나 건조 지역에서 강한 바람에 의해 대기 중으로 떠오른 미세한 모래 먼지가 바람을 타고 멀리 이동하는 현상입니다.

주로 3~5월 봄철에 황사가 발생하지만 기후 변화로 겨울에 관측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황사는 바람을 타고 수천 km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황사의 주요 발원지는 중국과 몽골의 사막 및 건조지역입니다.

중국의 내몽골고원과 고비사막(몽골과 중국 접경 지역), 타클라마칸사막(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황토고원(중국 중북부 지역) 등으로 추정되며 이들 지역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 황사가 발생하면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와 일본, 심할 경우 북미 지역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다 보니 황사 발원지가 중국이냐 몽골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황사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중국발 황사'라는 표현을 많이 쓰지만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황사는 중국 국경 밖에서 시작됐고 중국은 단지 거쳐 가는 곳일 뿐"이라면서 "중국 여론은 몽골에서 황사가 시작됐다고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황사가 한반도에 미치는 피해는 적지 않습니다.

황사가 한반도를 덮치면서 대기질이 나빠지고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또한 하늘이 흐려지면서 시야가 감소해 항공기 운항 등의 차질도 불가피해집니다.

황사가 식물의 잎을 덮어 광합성을 방해하며 민감한 산업 시설 및 전자기기에 먼지 축적으로 인한 손상까지 줍니다.

천식이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키고 눈과 피부 질환 우려도 커지게 됩니다.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 및 어린이에겐 특히 위험해 황사가 심해지면 휴교령이 내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상청은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 농도가 400㎍/㎥ 이상 2시간 넘게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황사주의보를 내립니다.

800㎍/㎥ 이상 2시간 넘게 지속되면 황사경보를 발령합니다.

황사주의보와 황사경보를 시민에게 전파하는 것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맡습니다.

미세먼지란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리는 지름이 매우 작은 먼지 입자를 의미합니다.

정부는 미세먼지의 위해성에 대처하고자 사전 예보·경보제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대기질을 좋음(24시간 평균 0∼30㎍/㎥), 보통(31~80㎍/㎥), 나쁨(121㎍/㎥ 이상), 매우 나쁨(201㎍/㎥)' 나눠 전날 공지합니다.

이처럼 정부가 직접 나서 미세먼지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선진국 중에서 상황이 가장 좋지 않은 편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의 '한국의 안전 보고서 2023'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위성 관측 자료로 조사한 국가별 미세먼지 농도 중에서 2020년 우리나라는 25.9㎍/㎥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20㎍/㎥ 이상인 국가는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칠레(24.2㎍/㎥)와 튀르키예(22.6㎍/㎥)뿐이었습니다.

우리와 근접한 국가인 일본의 미세먼지 농도는 13.0㎍/㎥로 우리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정부는 심각한 미세먼지 피해가 발생하자 2018년 '미세먼지 특별법'이 제정해 제1차 5개년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2016년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6㎍/㎥에서 2023년 18㎍/㎥로 30% 넘게 줄었습니다.

정부는 2029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 목표를 OECD 중위권 수준인 13㎍/㎥ 수준으로 낮춰 '미세먼지 걱정이 없는 푸른 하늘'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졌음에도 대기질이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여전히 다수인 상황입니다.

지난해 환경부 '환경보전에 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5년 전과 공기 상태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일반 국민 52.6%와 전문가 24.8%가 "나빠졌다"고 답했습니다.

대기질 개선 효과를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공기 상태가 나빠졌다고 한 응답자들은 '미세먼지와 황사 등 기상 악화'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황사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를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우리 건강에 매우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호흡기 질환, 눈병, 알레르기, 피부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 폐 깊숙이 침투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황사는 입자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주로 상부 호흡기에서 걸러집니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10㎛ 이하로 기관지까지, 초미세먼지는 2.5μm 이하로 허파꽈리까지 침투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처럼 황사는 주로 호흡기 질환, 알레르기,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지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까지 이어질 수 있어 더 위협적입니다.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한 현명한 대처법은 황사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가능한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KF80', 'KF94', 'KF99' 등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입니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깨끗이 씻어 몸에 남아있는 황사와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눈이 따갑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면 눈을 비비지 말고 인공눈물이나 세안액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실내의 경우 창문을 닫아 외부 미세먼지 유입을 막고 주기적으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게 필요합니다.

실내 물걸레질 등 물청소로 공기 질을 관리하고 적정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가습기나 젖은 수건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과일이나 채소는 사용 전 깨끗한 물로 충분히 씻고 조리 기구 등도 세척, 살균 소독해 남은 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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