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 대통령과 러트닉 상무장관(오른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적극적으로 옹호해 온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이번에는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관세 정책을 밀고 나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11일(현지 시간) 방영된 CBS 뉴스 인터뷰에서 "만약 관세로 인해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이 (관세) 정책들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곧이어 "경기 후퇴가 올 수도 있는 것은 우리가 겪어야만 했던 바이든의 넌센스 탓"이라며,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책임을 돌렸습니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혼란하지 않다"며 "혼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말로 어리석은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가져온 혼란에 대한 책임을 결국은 '예스맨' 노릇만 해온 러트닉 장관이 지게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백악관과 정부와 공화당 안팎에서 나옵니다.
일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사석에서 러트닉 장관이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면서 경제 문제에 대해 잘못된 조언을 하고 메시지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폴리티코는 전했습니다.
폴리티코는 또 러트닉이 경제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관세 정책에 영향을 주려는 공화당 정치인들과 외국 관리들에게는 일단 찾아보고 만나야만 할 사람으로 꼽힌다고 전했습니다.
러트닉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그가 대통령과 매우 가깝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러트닉 장관의 업무 수행에 만족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러트닉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무실에 있을 때 상시적으로 대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함께 카메라에 포착되는 경우도 잦습니다.
또 금요일인 지난 7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을 보내기 위해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로 공군 1호기를 타고 떠날 때 러트닉이 동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러트닉 장관이 관세와 그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전반적 영향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가 듣고 싶은 말만 해주고 있으며 들어야만 하는 말은 해주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통령과 결이 맞지 않는 발언을 하거나, 본인 의견을 마치 백악관 의견인 것처럼 말해 메시지에 혼선을 초래하는 경우가 잦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예를 들어 사전 녹화돼 9일 오전에 방영된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으나, 이 인터뷰가 방영되기 직전에 NBC 방송에 출연한 러트닉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러트닉이 금융업 출신이기 때문에 실물 경제에 대한 감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비판자들 사이에서 나옵니다.
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러트닉은 최고경영자(CEO) 커뮤니티에서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브로커의 브로커'였고, CEO들에겐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기관 브로커였다"며 "비즈니스 세계와 연결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