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1일) 미국 증시가 말 그대로 주저앉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경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다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의 막무가내식 관세정책에 안 그래도 불안했던 투자자들이 큰 공포에 질린 것인데, 이 소식에 미국뿐 아니라 우리 금융시장도 함께 출렁였습니다.
뉴욕 김범주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보수성향 폭스 뉴스에 출연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 때문에 경기침체가 올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합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침체 같은 걸 예상하기는 싫지만, 우리는 아주 큰 일을 진행하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극복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지금은 관세를 활용해서 무역적자를 줄여나가는 과도기인데, 이 기간 동안은 일부 경기가 꺾이는 부작용이 있더라도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런 생각을 언뜻언뜻 내비쳐 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지난해 12월) : (미국 가족들이 더 많은 비용을 쓰지 않을 거라고 보장하실 수 있습니까?) 전 아무것도 보장 안 합니다. 내일 일도 보장 못 해요.]
그런데 최근 실업률과 물가가 함께 오르는 상황 속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다시 내놓자, 금융시장은 바로 흔들렸습니다.
주요 투자회사들부터 새 정부 정책 때문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일제히 높여 잡았습니다.
[래리 서머스/전 미국 재무장관 : 몇 달 전만 해도 올해 경기침체는 없을 거라고 말했을 겁니다. 지금은 50대 50까지는 아니지만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증시도 15%나 떨어진 테슬라를 비롯해서,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주요 회사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나스닥이 4%까지 꺾였습니다.
백악관은 이런 반응이 비이성적이라면서, 곧 감세 정책을 펼치면 2분기부터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기에 앞서서 오늘 미국 기업 경영자들을 만날 예정인데, 다시 한번 발언 수위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김종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