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 염전해수욕장 인근에서 발견된 숭어 사체
강원 강릉시 한 해변 인근 낚시터에서 숭어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집단 폐사 원인을 두고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봄철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거나 외부로부터의 오염 물질 유입 가능성을 제시하는 등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오전 9시쯤 한 낚시꾼이 강릉 염전해수욕장 인근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수역)에 "숭어 100여 마리의 사체가 보인다"는 민원을 시청에 냈습니다.
이에 시는 약 50여 마리의 숭어 사체를 회수한 한편 수질 오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용존산소량과 수소이온(pH) 농도 등을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용존산소량은 풍부했고, 수소이온 농도는 정상 수치 내로 확인됨에 따라 시는 추가 수질 검사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시는 주변 낚시꾼 의견 등을 토대로 일부 낚시꾼이 크기가 작거나 상품성이 떨어져 다시 방류하거나 홀치기 낚시 등으로 상처 입은 숭어들이 오래 살지 못하고 죽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하지만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집단으로 사체가 발견된 이유에 대해 의견이 나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만난 낚시꾼 A 씨는 "숭어들이 봄철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한두 마리 죽은 게 쌓이다 보니 무더기로 발견된 것이 아닐까"라고 추측했습니다.
일부 낚시꾼들은 이러한 형태로 숭어 사체가 발견되는 사례는 매우 드물며 명확한 원인 파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인근에 화력발전소와 식당가 등도 있는 만큼 외부 오염 물질 유입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내는 이도 있었습니다.
낚시꾼 B 씨는 "30년 정도 이 근처에서 낚시했는데 사체가 무더기로 한꺼번에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며 "사망한 지는 일주일이 넘어 보이고, 수질 오염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일 현장을 목격한 C 씨도 "최근에 그 근방에서 낚시를 자주 했는데 하루아침 사이 사체가 쌓여 있었다"며 "강물이 오염된 것이 분명하다"고 의견을 보탰습니다.
환경단체에서는 시에서 관계 기관과 함께 이번 현상을 보다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단순히 현장 수질 측정 결과만 가지고 이번 사태 원인을 결론짓기는 어렵다"며 "물고기는 수온 변화에 민감하고, 화력발전소 건립 등으로 생태계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지역인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시는 당분간 이 지역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사례 재발 여부 등에 대해 살펴볼 예정입니다.
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수질 오염으로 인한 집단 폐사 사례는 아닌 것으로 추정한다"면서도 "민원까지 제기된 사례는 드문 만큼 현장을 주기적으로 확인해 수질 검사 의뢰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강릉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