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에 주둔한 미군을 다른 동유럽 국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현지시간 7일 보도했습니다.
백악관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독미군 재배치 검토의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유럽)이 전쟁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것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습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전쟁의 종전을 위해 러시아와 단독으로 협상에 나선 상황에서 유럽의 핵심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지원 의사를 밝히며 미국과 엇박자를 내는 것에 트럼프 대통령이 분개했다는 겁니다.
현재 주독미군 3만 5천 명의 이전 배치 국가로 유력하게 검토되는 나라는 헝가리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헝가리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회원국이면서도 친(親)러시아 민족주의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집권한 뒤에는 번번이 유럽연합(EU)과 나토의 의사결정 과정에 제동을 걸어왔습니다.
오르반 총리는 정치성향과 스타일이 트럼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기도 합니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 측에 기운 입장을 여러 차례 드러내 왔습니다.
최근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중단 직후 지난 6일 열린 EU 특별 정상회의에서도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단합된 결의'를 보여주려 했지만, 헝가리가 이를 끝내 거부해 공동성명과 별개의 '별첨 문서'를 따로 발표해야 했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집권 때 주독미군 중 1만 2천 명의 철군을 결정했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이를 철회했습니다.
현재 미군 3만 5천여 명이 주둔 중인 독일은 람슈타인 공군기지와 유럽사령부 본부가 있어 미국의 유럽 안보의 핵으로 꼽힙니다.
독일을 포함해 유럽 전체에 주둔하는 미군은 약 9만 명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