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러시아 관광객들에게 처음으로 관광을 개방한 데 이어서 지난달에는 서방 관광객들이 나선 경제특구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나선 지역의 관광은 잠시 중단된 상태인데요.
나선을 갔다 온 관광객들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방북의 후일담을 털어놓고 있습니다.
영국 국적의 오케네디 씨는 가이드 안내에 따라서 철저히 정해진 일정대로만 여행할 수 있었다면서,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가이드에게 미리 알려야 했을 정도로 통제가 심했다고 밝혔습니다.
독일 국적의 페르트멩게스 씨도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 헌화를 해야 했고, 버스에도 좌석이 지정돼 있을 정도로 규칙이 엄격했다면서 마치 수학여행을 간 것 같았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출신으로 세 번째 북한에 갔다는 스미스 씨는 호텔 방을 제외하면 난방이 되지 않았고 불빛도 희미했으며, 더러운 호텔 방 창문에는 전체에 금이 가 있었다면서 북한의 열악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후일담을 들어보면 북한은 관광지로서 그리 매력 있는 곳이 아닌데, 김정은 총비서는 해외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해 12월에 강원도의 갈마해안관광지구를 방문했는데, 관광업을 발전시키면 지방과 나라의 경제 발전을 주도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관광업에 열의를 드러냈습니다.

[조선중앙TV (지난해 12월) : 갈마해안관광지구가 우리 인민과 세계 여러 나라의 벗들이 즐겨 찾는 조선의 명승, 세계적인 명소로서의 매력적인 명성을 떨치게 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하셨습니다.]
김정은이 이렇게 관광업에 힘을 쏟는 이유는 뭘까요?
대북 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북한은 강력한 제재로 인해서 거의 모든 교류와 교역이 막혀 있는데요.
관광객이 북한에서 돈 쓰는 것을 제약하는 제재는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해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해서 관광객들이 북한에서 돈을 많이 쓰게 되면 북한이 부족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가 있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의 관광 실적은 미미합니다.
지금 북한과 관계가 좋다고 하는 러시아에서도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관광객이 881명에 그쳤습니다.
중국인 관광이 시작되면 좀 더 상황이 나아지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 경제에 굉장히 도움이 될 만한 큰 수익이 날지는 불투명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관광 사업이 잘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여기에 대한 답은 북한 관광사업 중에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할 만한 금강산 관광에 들어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은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진행이 됐는데요.
이 기간 동안 관광객은 무려 193만여 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1만 2천여 명으로 1%도 안 됐기 때문에 거의 다가 한국인이었다고 볼 수가 있는데요.

한국인들이 이때 금강산을 많이 찾았던 이유는 금강산이 우리 민족의 명산이기도 하지만 같은 민족이자 분단된 저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하는 호기심이 작동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금단의 땅인 북한을 합법적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금강산에 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이 금강산을 찾았던 겁니다.
이 얘기는 뭐냐?
북한 지역 관광은 같은 민족으로서의 정서를 갖고 있는 한국인들이 들어가지 않으면 크게 성공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외국인들 같은 경우에는 세계에 더 좋은 관광지가 많이 있는데, 굳이 북한으로 관광을 갈 이유가 없습니다.

더구나 북한은 핵 개발과 열악한 인권 상황 등으로 인해서 국가 이미지도 좋지 않습니다.
북한이 관광 사업을 발전시키겠다고 하지만, 한국인이 빠진 북한관광이 과연 북한이 원하는 큰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상당히 불투명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