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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정전 주범 '까치집'…산란철 매일 300개씩 철거

<앵커>

제주에서는 최근 까치 때문에 정전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산란철을 맞은 까치가 고압 전선에 둥지를 만들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걸 없애봐도 계속 다시 생겨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JIBS 정용기 기자입니다.

<기자>

15미터 높이 고압 전신주에 까치가 나뭇가지를 물고 날아옵니다.

산란철을 맞아 새끼를 키울 둥지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전신주를 관리하는 한전의 걱정은 커지고 있습니다.

전선에 2만 2천 볼트의 고압 전류가 흘러 자칫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 시내 한 아파트 인근 전신주에서는 큰 폭발음이 일며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사흘동안 발생한 정전만 2번, 일대 1천여 가구가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최영순/제주 외도동 : 그래도 까치집 그거 때문에 혹시 (정전이 발생하는) 그런 것 같아요. (걱정도 되시고?) 그렇죠, 위험하지.]

전신주 위 까치둥지를 살펴봤습니다.

나뭇가지가 촘촘히 얽혀 있습니다.

까치집은 이 같은 나뭇가지뿐만 아니라 공사장 등에서 쓰이는 철사로도 지어져 정전 사고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장소에 보금자리를 만드는 까치의 특성 때문에, 한두 번 제거로는 쉽게 마무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위대한/한국전력 제주본부 배전운영부 대리 : 어제만 해도 제주시 지역에서는 300개 이상 조류 둥지 철거를 진행했고요.]

최근 3년간 도내 전신주에서 철거된 새 둥지는 1만 2천500여 건으로 매년 4천200건에 육박하고 있지만, 둥지 때문에 발생한 정전 사고는 매년 40건가량으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까치를 쫓아내고 둥지를 철거하는 전쟁은 산란철이 끝나는 5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전은 고압 전선 위 둥지를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오일령 JIBS, 화면제공 : 제주소방안전본부)

JIBS 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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