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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전투기도 '좌표 입력 실수'?…피해 왜 커졌나

<앵커>

공군은 전투기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입력했다며 조종사의 실수라는 1차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그렇다면 함께 훈련에 나섰던 다른 전투기의 조종사는 왜 엉뚱한 곳에 폭탄을 떨어뜨린 건지 피해를 줄일 기회는 없었던 건지, 군 당국은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지난 1월, 경기도 포천 승진 과학화 훈련장에서 실시된 전투기 실사격 훈련 장면입니다.

KF-16 전투기가 투하한 MK-82 폭탄이 목표 지역을 정확하게 때립니다.

폭격 좌표 입력만 정확하다면, 백발백중한다고 정평이 난 폭탄입니다.

미국산 MK-82 폭탄은 무게가 227kg인 범용 폭탄으로, 폭발 시 깊이 3m의 폭파구를 형성할 정도로 위력적입니다.

오늘(6일) 비정상 투하된 8발의 절반인 4발 폭격 장면을 보면, 화염과 짙은 검은 연기가 산등성이를 뒤덮을 정도입니다.

사고 전투기는 오늘 오전, 전북 군산기지에서 출격했습니다.

4년 전 엔진만 빼고, 레이더, 임무통제장치 등을 개량한 사실상 신형이라고 군은 설명했습니다.

공군은 1차 조사 결과, 사고를 낸 KF-16 두 대 가운데 1번기 조종사가 이륙 전, 지상에서 비행을 준비하면서 폭탄 투하 좌표를 잘못 입력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밝혔습니다.

[강경희/공군 작전사령부 정훈실장 : 비정상 투하돼 사격장 외부 지역에 낙하 됐습니다. 비정상 투하 원인은 현재까지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로 파악됐습니다.]

그렇다면, 2번기는 왜 같은 좌표에 오폭했을까.

2번기 조종사가 1번기의 잘못 입력된 폭격 좌표를 똑같이 입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공군은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상에서 좌표를 잘못 입력했더라도 비행 도중 좌표를 재확인해 오폭을 막았어야 했다는 점입니다.

1, 2번기 조종사 모두 이런 확인 절차를 무시했던 건지, 공군은 추가 조사하고 있습니다.

비정상 투하된 8발 모두 불발 없이 폭발했는데, MK-82 폭탄이 불발되도록 비행 중 조작해 피해를 줄일 기회도 놓친 겁니다.

공군 관계자는 "조종사가 오폭을 인지했을 때 폭탄 활성화 신호를 원격 차단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절차를 건너뛰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1번기가 투하하니 2번기도 그냥 따라 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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