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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뻔했다" 최악의 전투기 오폭 사고…군, 100분 지난 뒤 발표 [스프]

스프 오폭
 

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죽을 뻔했다"
"온몸이 아직도 덜덜 떨린다"


최악의 오폭 사고가 난 시골 마을 주민들의 말입니다.

전투기가 민가를 잘못 폭격한 건 처음인데요,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가 원인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100분 지나서야 발표하는 등의 군 조치를 보면,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상태에서 기강 해이나 안전 불감증 만연이 더 근본적인 원인은 아닌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마을 전체가 흔들렸다"

평화롭던 경기 포천시 노곡리 마을 전체가 오전에 폭음과 함께 마구 흔들렸습니다. 전쟁터가 따로 없었습니다.

성당 건물과 주택이 파손되고, 여러 곳의 유리창이 박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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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주민들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주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갑자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지반이 위아래로 흔들렸어요. 건물 유리창이 와장창 깨지고, 온몸이 아직도 덜덜 떨리네요"

또, "죽을 뻔했다"면서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한 주민도 있었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져 전면 통제됐고,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했습니다.

오전에는 7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추가로 통증이나 극심한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이 있어서 오후 들어 부상자 수는 15명으로 늘었습니다.
스프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는 민간인 남성 2명으로,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명 피해 외에 성당과 주택 5채가 파손되는 등 재산 피해도 컸습니다.

공군 "조종사 좌표 입력 실수"

사고 현장 근처의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는 공군, 육군과 주한미군이 참여하는 한미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열렸고 공군은 F-35A·F-15K·KF-16·FA-50 등 전투임무기를 투입했습니다.

공군은 이 가운데 KF-16 2대가 MK-82 폭탄 8발(각각 4발)을 사격장에 투하하는 훈련 중에 오폭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오폭
MK-82 폭탄은 건물·교량 파괴 등에 사용되는 폭탄으로 직경 8m·깊이 2.4m의 폭파구를 만들며, 폭탄 1개의 살상 반경은 축구장 1개 정도의 크기입니다.

오폭 사고의 원인은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라는 게 공군의 설명입니다.

"조종사가 비행 준비 과정에서 잘못된 좌표를 입력한 것으로 조종사 진술 등으로 확인했다"는 겁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도 "지상에서든 공중에서든 좌표를 확인하는 절차가 있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실수한 것으로 현재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KF-16 2대가 동시에 오폭 사고를 일으킨 원인에 대해서는 "1번기가 좌표 입력을 잘못했다"며 "2번기 조종사의 이어진 발사 부분은 공군이 좀 더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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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훈련은 1번기가 사격하면 2번기가 나란히 붙어서 발사하는 형태의 훈련입니다. 1번기와 2번기 모두 좌표를 입력하는데, 붙어서 훈련하다 보니 1번기 따라서 2번기가 발사한 걸로 보고 있습니다. 2번기가 왜 그렇게 했는지는 추가로 파악해야 합니다.
- 국방부 관계자, 언론 브리핑
조종사의 좌표 입력이 잘못됐다는 것까지는 확인한 셈인데, 잘못된 좌표 입력의 결과로 폭탄은 원래 표적지인 훈련장으로부터 약 8㎞ 떨어진 민가로 향했습니다.

사고 100분 지난 뒤 늑장 발표

사고 초기부터 전투기 오폭 사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공군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폭탄이 투하된 건 오전 10시 4분쯤이었고, 이후 100분 지나서야 간단한 사실관계를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 공지로 알렸습니다.
[공군에서 알려드립니다]
○ 오늘(3.6.) 10시 7분 경 공군 KF-16에서 MK-82 일반폭탄 8발이 비정상 투하되어 사격장 외부 지역에 낙탄되었음. 이 전투기는 공·육군 연합·합동 화력 실사격 훈련에 참가 중이었음.
○ 공군은 박기완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사고 대책 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경위 및 피해 상황 등을 조사 중임.
○ 비정상투하 사고로 민간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부상자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드림. 또한, 피해배상 등 모든 필요한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음.

공군 측은 "다량의 실사격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었고,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은 바로 알 수 있었으나 공군의 탄이 맞는지 등 확인이 필요했다"고 발표가 늦어진 경위를 해명했습니다.

다음 주 시작하는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를 앞두고 실사격 훈련 중 오폭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 즉 훈련을 위한 훈련 중에 오폭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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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국방장관 직무대행은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사고 발생 이후 훈련이 중단된 상태이며, 철저한 안전 점검 후 다시 시행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포천에서는 엄중한 상황이었는데요, 재난문자가 활용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포천시 관계자는 "신속한 초동 대응 및 주민 대피 등이 필요한 사안일 경우 재난 문자 발송이 필요하나, 이미 폭발 후 신고가 들어와서 소방서에서 출동한 상황이었다", "영향권이 일부 마을에 한정돼 문자 발송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 판단했다"고 설명했지만 주민들은 불발탄 추가 폭발 위험도 있었고 뉴스에 의존해야 하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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