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막탄이 연기를 뿜어내며 의사당 안을 가로질러 날아갑니다.
빨갛고 검은 연기가 순식간에 회의장 안을 가득 채웁니다.
누군가 머리에 연막탄을 맞는 아찔한 장면도 포착됩니다.
뿌연 연기 속에서 의원들은 뒤엉켜 밀고 당기며 몸싸움을 벌입니다.
현지시간 4일, 세르비아 의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던진 연막탄과 최루탄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집권당 세르비아진보당 소속 의원 등 3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1명은 중태에 빠졌습니다.
이날 야당은 자격 없는 여당이 새 정부 구성을 미룬 채 법안 처리를 추진한다고 반발했습니다.
세르비아 의회는 지난 1월 집권당 부세비치 총리의 사임 발표 이후 새 정부 구성을 둘러싸고 거세게 충돌하고 있습니다.
부세비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제2도시 노비사드의 한 기차역 야외 지붕이 붕괴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바 있습니다.
정부 주도로 이뤄진 보수 공사 넉 달 만에 지붕이 무너져 15명이 숨지는 대규모 참사가 벌어지자 정부의 부정부패, 직무태만을 규탄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폭발했고 여야의 정치 공방도 격해졌습니다.
책임을 져야 할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은 사임 요구를 거부했고 오히려 보수공사 관련 문서를 숨기는가 하면 시위 참가자들을 체포하며 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의회에서 최루탄과 연막탄 '테러 사태'까지 빚어지자, 여당은 야당을 테러리스트 집단이라고 맹비난했고, 야당은 정권 붕괴를 주장하며 거칠게 맞섰습니다.
(취재: 박재연,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