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4일)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날이었지만,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은 대부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일부 의과대학은 시간을 벌기 위해서 개강을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올해는 원칙대로, 집단 휴학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학교와 의대생들을 압박했습니다.
이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3월, 새 학기가 시작된 서울의 한 대학교 앞.
캠퍼스는 학생들로 북적이는데, 의과대학 주변은 눈에 띄게 한적합니다.
[의대 관계자 : 학사 일정은 제대로 지금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많이 오지는 않았나요?) 죄송합니다. 그 얘기는….]
지방 한 의과대학의 경우 개강 첫날 신입생 100명 중 11명만 자리를 채웠습니다.
재학생들의 수강신청 비율은 더욱 저조합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생 2만여 명 가운데, 올해 신입생을 빼면, 수강신청한 학생은 10명 중 1명 수준입니다.
의대 4곳 중 1곳은 수강신청자가 0명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가톨릭대 등 4곳은 이번 학기 의대 개강일을 최대 4월 말까지 늦춰 잡았습니다.
[개강 연기 의대 관계자 : 학생들이 원활하게 수업하기 위해서 부득이하게 일정 조율을 했고요. 최대 8주에서 7주 정도 늦췄습니다.]
교육부는 올해는 집단 휴학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압박했습니다.
"25학번의 경우에는, 증원된 걸 알고 입학했기 때문에 수업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리 늦어도 3월 말까지 돌아와야 차질 없이 교육이 가능하다며 집단 비난이나 낙인, 휴학 종용 등 복귀를 막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례별로 수사 의뢰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국 40개 의대 학장들도 학생들에게 서신을 보내 복귀하자는 설득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한 의대생은 직업학교와 다름없는 의대 특성상 선배, 동료들과는 '공동 운명체'라며 강경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내년도 의대 정원을 증원 이전인 3천58명으로 동결해 놓고 의대생들부터 복귀시키자는 제안은 의료계 일부에서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원점 검토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방민주·박태영, VJ : 신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