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하숙집 식탁에 둘러앉아 대학생들이 함께 밥 먹는 모습, 요즘에는 예전만큼 찾아보기가 힘들었죠.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하숙집을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자취방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식비 고민까지 덜어주기 때문입니다.
김태원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올해 25학번 새내기인 이동혁 씨는 대학생활을 보낼 숙소로 하숙집을 선택했습니다.
처음에는 기숙사나 자취방을 구하려 했지만 아침과 저녁 식사가 제공되면서 다른 자취방보다 저렴한 하숙집이 더 끌렸습니다.
[이동혁/대학 신입생 : 다른 자취방들이랑 가격 차이가 거의 없고 오히려 더 싼데, (식사도) 그냥 엄마 아빠가 주는 것처럼 가서 먹기만 하면 되니까.]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하숙집을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신촌 대학가에 있는 하숙집입니다.
아침저녁 하루 두 끼 식사를 제공하는데 개강을 앞두고 20개가 넘는 방이 모두 찼습니다.
[은종찬/하숙생 : (솔직히 대답해줘.) 밥이 맛있어서 (하숙집 이용하는) 요소도 있고, 특별한 날에는 이모님이 삼계탕 해주실 때도 있어서.]
전국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이 23% 수준에 그쳐 모든 학생을 받아들이기에 턱없이 부족하고 학교 주변 자취방의 월세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식비 걱정을 덜 수 있는 하숙집 수요가 늘고 있는 것입니다.
보증금이 적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실제 하숙집을 매칭해 주는 앱을 통해 올해 1, 2월 하숙집을 찾은 사람들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습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진 전세 사기 우려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하숙생 : (전세 사기를)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다 보니까. 최대한 거액의 보증금이 들지 않는 방향을 선택하다 보니 (하숙집을 찾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등록금과 월세 부담 등 경제적인 요인을 하숙집 인기의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윤상철/한신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부모들 세대의 경제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주거 형태로)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그런 경제적인 요인에 의해서 많이 결정이 되겠죠.]
아르바이트와 취업 준비로 바쁜 학생들이 식사 준비와 청소 등 가사노동에 드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이예솔, VJ : 노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