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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다 깨지고 폐허"…사라지는 독립운동의 흔적

<앵커>

나라를 되찾기 위한 운동은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었습니다. 특히 중국은, 항일운동의 근거지였던 만큼, 유적지가 많이 남아 있는데요. 무관심 속에서 훼손되고, 또 사라지고 있습니다.

베이징 권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1932년 윤봉길 의사가 도시락 폭탄으로 일본군 요인들을 처단했던 상하이 홍커우 공원, 윤 의사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94년 중국의 한 재단이 설립한 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 지금보다 3분의 1로 규모를 줄여 운영됩니다.

약 3천 원 입장료를 받지만 관람객이 적어 적자가 쌓인 탓입니다.

이미 기념관 안 한 건물은 내부가 빈 채 문이 굳게 잠겼습니다.

재단 측은 이곳을 카페 같은 수익 시설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공원 관계자 : 지난해에 이미 문 닫았어요. 다음에 누가 들어올지 아직 모릅니다.]

좁은 베이징 전통 골목 후통에 비교적 큰 규모 건물이 눈에 띕니다.

일본 헌병대 지하감옥 터입니다.

의열단원이자 시인, 이육사 선생이 유작 '광야'를 남기고 순국한 곳입니다.

지금은 군인 숙소로 사용되고 있다고 적혀있는데요, 개보수를 진행한 상태여서 옛날 모습은 완전히 찾아볼 수가 없게 되어있습니다.

[홍성림/재중 항일역사기념사업회 회장 : 처음에 왔을 때는 너무너무 폐허이다 싶었고, 창문 다 깨지고….]

대표 관광지 난뤄구샹 뒷골목,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이회영, 중국어 독립운동 잡지 '천고'를 창간한 신채호 선생이 거주하던 곳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옛 모습을 잃고 일반 가정집이 됐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의 흔적도, 표식도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은 17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입니다.

옛 뤼순감옥 터 발굴에서 성과가 없자, 공동묘지 터, 둥산포가 거론되지만 아직 발굴 시도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일반인 묘지가 함께 있는 데다가, 근거 자료도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입니다.

[이혜균/안중근의사숭모회 사무처장 : 최소한 GPR(지표투과레이더)만이라도 해보면 어떨까. 중국 정부에서도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팻말 설치 등 관리나 자료와 유해 발굴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항일이라는 공동 역사를 가진 한국과 중국의 적극적 협력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채철호, 영상제공 : 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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