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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배우 해크먼, 사후 9일간 방치 가능성…재산 1천억 원대 추정

1993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수상한 진 해크먼(사진=AP, 연합뉴스)
▲ 1993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수상한 진 해크먼

할리우드 유명 배우 진 해크먼이 부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돼 미국인들에게 충격을 준 가운데, 수사 당국은 해크먼이 사후 9일간 방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95세인 해크먼과 그의 부인인 65세 벳시 아라카와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26일 뉴멕시코주 샌타페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수사당국은 초기 조사 결과 해크먼의 심장박동 조정기가 지난 17일 작동을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고 어제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이는 그가 17일 사망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당일 사망한 것이 맞는다면 26일까지 9일간 시신이 방치된 셈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해크먼은 자택 현관에서 트레이닝 복을 입은 채 발견됐고 옆에는 선글라스와 지팡이가 있었습니다.

경찰은 해크먼이 갑자기 쓰러졌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부인 아라카와는 욕실 바닥에서 발견됐는데 옆에는 소형 실내 난방기가 있었고 욕실 옆 부엌 조리대에는 처방 약병과 약이 흩어져 있었습니다.

당국의 수사 초기에는 사망 원인으로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이 의심됐지만, 현지 보안관은 시신의 일산화탄소 독성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일산화탄소 중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당국은 타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지만, 집에 강제로 침입했거나 물건을 뒤진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고 시신에는 외상 흔적이 없었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수사관들은 이들 부부의 휴대전화와 수첩 등을 조사하고 가족과 이웃, 주택 단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탐문해 이들을 마지막으로 보거나 대화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했지만, 상황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당국은 이 집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이 집의 관리 업무를 하는 한 사람은 이들 부부와 마지막으로 접촉한 시점이 약 2주 전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인을 규명하는 최종 부검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 해크먼은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40여 년간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활동하며 액션, 스릴러, 역사물, 코미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8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특히 '슈퍼맨' 시리즈를 비롯해 '미시시피 버닝', 컨버세이션', '퀵 앤 데드', '크림슨 타이드',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로열 테넌바움' 등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프렌치 커넥션'(1971)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용서받지 못한 자'(1992)로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폭스뉴스는 유명 배우들의 출연작 흥행 수입 등을 통해 보유 재산을 추산하는 웹사이트 '셀러브리티 넷 워스'(Celebrity Net Worth) 데이터를 인용해 해크먼이 40여 년간 배우로 활동하며 벌어들인 재산이 8천만 달러(약 1천1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습니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를 연출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진 해크먼보다 더 훌륭한 배우는 없었다. 강렬하고 본능적이었으며 결코 거짓된 연기가 없었다. 그는 또한 내가 매우 그리워하는 소중한 친구였다"고 애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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