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을 하루 앞두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1년간 연장했습니다.

현지 시간 27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만난 뒤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2026년 3월 6일까지 연장했습니다.

앞서 EU와 미국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전 무력 개입 및 크림반도 강제 병합에 항의하는 의미로 제재를 결정했습니다.

이후 여러 차례 제재를 연장하고 추가 제재를 부과해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문서를 통해 "앞선 (러시아 제재 부과) 행정명령에서 언급된 (러시아의) 조치와 정책은 미국의 안보와 외교 정책에 지속적으로 비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들 조치는 2025년 3월 6일 이후에도 유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28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을 끝으로 서방 반(反) 러시아 진영의 의견 수렴을 마무리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벌일 '종전 줄다리기'에 대비해 유효한 협상 카드를 정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는 전쟁 종식의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가입 배제 등과 함께 미국과 유럽의 제재 해제를 요구해 왔습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지난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종전을 논의한 자리에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 대표가 참석한 것을 두고도 제재 해제가 협상 의제에 포함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제재 해제 가능성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며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백악관 집무실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관련 질문에 '협상 과정에서 언젠가' 해제할 수도 있다고만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 후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관련해 "그것은 곧 되거나 아예 안될 것이다. 만약 빨리 안 되면 아예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