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수행할 '관세전쟁'에서 상대국과의 협상을 주도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후보자가 현지시간 26일 미국 상원의 인준을 받았습니다.
미 상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투표 결과 찬성 56표, 반대 43표로 그리어 후보자의 인준안을 가결 처리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리어 후보자는 USTR 대표로 공식 취임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어 후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분야 책사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의 '수제자'로 통하며, 라이트하이저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USTR 대표를 맡았을 때 그의 비서실장을 역임했습니다.
트럼프 1기 당시 대중(對中)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한 중국과의 무역 전쟁과 그것을 미봉하는 합의 도출에 깊이 관여했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으로 대체하는 데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깊은 이해를 하는 만큼 관세를 활용한 무역 보호주의를 강도 높게 실천할 것으로 보입니다.
USTR은 국제 통상 교섭, 무역 정책의 수립 및 집행, 불공정 무역 조사와 대응 등을 총괄하는 기관입니다.
그리어 후보자는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2기 행정부를 출범시킨 이후 꺼내든 '상호관세', 특히 무역 상대국의 미국 제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 문제에도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그는 지난 6일 열린 상원 재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유럽연합(EU)과 한국 등 여러 국가가 특별한 요건이나 세금으로 미국 기술기업을 겨냥하는 조치를 진전시키면서 자국 기업과 중국 기업에는 그것을 면제하는 것에 맞설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하나'라는 의원 질의에 "우리가 다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답했습니다.
그리어 후보자는 이어 디지털 분야는 "미국이 매우 경쟁력 있는 분야이며, 나는 우리가 그렇게(외국의 미국 플랫폼 기업 규제에 맞서는 것) 할 것이라고 이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이 EU 등지에서 부과받고 있는 디지털 서비스세(DST)에 대한 조사 착수를 시사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국 기업에 피해를 주는 "외국 정부의 일방적이고 반경쟁적인 정책과 관행"에 대한 조사와 대응 방안 마련을 지시하는 각서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이 문제에서는 한국도 영향권에 들어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각서에는 "국경 간 데이터 이동을 제한하고,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가 현지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대도록 하고, 망 사용료와 인터넷 종료 수수료를 부과하는 외국 법 체제"도 문제 삼았는데, 그간 USTR은 한국 정부의 지리 정보 반출 금지와 외국 기업에 대한 망 사용료 부과 움직임을 비관세장벽이라고 주장해 왔기 때문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