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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 아프리카 열대우림 거주 확인"

"15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 아프리카 열대우림 거주 확인"
▲ 초기 호모 사피엔스가 살았던 아프리카 열대우림 유적지에서 발견된 15만년 전 석기

인류 진화 역사에서 비교적 근래까지 인류가 살지 않았던 것으로 여겨지던 아프리카 열대우림에서 15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살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지구인류학 연구소(MPI-GEA) 에슬렘 벤 아루스 박사팀은 27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남부 열대우림에서 발견된 초기 인류 유적지의 석기 등 연대가 약 15만 년 전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아프리카 고대 열대우림이 한때 알려진 것처럼 초기 인류가 살 수 없었던 곳이 아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초기 인류와 열대우림 생태계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가장 오래되고 명확한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약 3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등장했지만, 진화의 생태적, 환경적 맥락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열대우림은 종종 간과돼 왔으며 일반적으로 인류가 거주할 수 없는 자연 장벽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를 벗어난 초기 인류는 약 4만 5천 년 전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열대우림에 살았던 흔적을 남겼지만, 아프리카 열대우림과 초기 인류를 연결하는 가장 오래된 증거는 불과 1만 8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1980년대에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베테 1'(Bete 1) 유적지에서 발견된 초기 인류의 석기와 지층 물질 등을 첨단기술로 재분석했습니다.

발견 당시에는 석기와 퇴적물 등의 연대를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유적지에서 발견된 석기 등 유물을 광자극 발광 연대측정법(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과 전자-스핀 공명 연대측정법(Electron-Spin Resonance) 등 다양한 연대 측정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약 15만 년 전에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유물과 같은 지층에서 나온 퇴적물 표본 속 꽃가루와 식물석(phytolith)으로 불리는 규화 식물, 나뭇잎 성분 등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분석한 결과, 이 지역은 15만 년 전 숲이 우거진 울창한 열대우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팀은 이 발견은 아프리카 열대우림이 15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에게 거주하기 어려운 생태적 장벽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열대우림도 초기 인류가 거주하며 진화해 온 중요한 지역 중 하나였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루스 박사는 "이 연구 전까지 호모 사피엔스가 열대우림에 거주한 것을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증거는 약 7만 년 전 동남아시아 유적이고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약 1만 8천 년 전 것"이라며 "이 연구는 인류의 열대우림 거주 역사를 2배 이상 끌어올렸다"고 말했습니다.

(사진=Jimbob Blinkhorn, MPG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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