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족들이 대기 중인 안성의료원 장례식장
"열심히 일하며 지내던 우리 동생한테 어떻게 이런 일이…"
25일 교각 위에 설치하던 상판이 무너지며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50대 A 씨를 잃은 그의 형 B 씨는 황망한 표정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B 씨는 이날 오후 A 씨의 사망 소식을 듣자마자 그의 시신이 안치된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으로 급히 달려왔습니다.
B 씨에 따르면 중국 국적인 A 씨는 20여 년 전 중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와 오랜 기간 국내 건설 현장에서 근무했습니다.
A 씨는 개인 사정으로 중국에 있는 아들과 떨어져 살았는데, 평소에는 한국에서 근무하다가 종종 중국에 찾아가 그리운 아들을 만났다고 합니다.
A 씨의 아들도 이날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급히 한국에 올 채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 씨는 "동생이 서울에 살고 있는데 일을 하려고 안성에 있는 현장까지 왔던 것 같다"며 "오늘 오후에서야 가족으로부터 사고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동생을 마지막으로 본 게 구정 전이었다"며 "아들도 나이가 아직 어린데 걱정된다. 너무 경황이 없고 힘들다"고 했습니다.
안성의료원에는 A 씨를 비롯해 총 3명의 사망자 시신이 안치돼 있습니다.
이날 오후 안성의료원 장례식장에서는 B 씨 외에도 이번 사고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들 10명가량이 대기하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한 여성은 "이번 사고로 한국인인 아버지를 잃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고 장례식장 한쪽에서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통곡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유족들은 이곳 장례식장의 대기 공간에 모여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이 대기 중인 방 내부에서는 흐느낌과 통곡 소리가 끊임없이 새어 나와 주변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이날 사고는 오전 9시 49분쯤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9공구 천용천교 건설 현장에서 교각에 올려놓았던 상판 4개가 떨어져 내리면서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상부에서 작업 중이던 10명이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습니다.
(사진=촬영 김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