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질 석방 행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휴전협정에 따라 인질 6명을 석방했습니다.
인질 석방은 지난달 휴전 1단계 발효 이후 일곱 번째로, 하마스는 현지 시간 22일 오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단 라파와 중부 누세이라트에 차린 특설무대에서 각각 석방 행사를 열고 인질들을 적십자사에 넘겼습니다.
하마스는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 옆에 이스라엘군과 교전을 묘사하는 대형 포스터를 배경으로 무대를 설치했습니다.
포스터에는 '우리가 홍수다'라는 문구와 함께 하마스 선전 영상에서 공격 목표물을 표시할 때 쓰이는 빨간 역삼각형도 그려 넣었습니다.
하마스는 전쟁을 촉발한 2023년 10월7일 하마스 기습을 '알아크사 홍수 작전'으로 명명한 바 있습니다.
현장에는 이스라엘군에서 탈취했다는 소총 등 무기도 전시됐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습니다.
석방된 인질은 아베라 멩기스투, 히샴 알사예드, 탈 쇼함, 엘리야 코헨, 오메르 벵케르트, 오메르 토브로, 이중 에티오피아계 유대인 멩기스투와 아랍계 베두인족 출신 알사예드는 이번 전쟁 전인 2014년 9월과 2015년 4월 각각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억류됐습니다.
오스트리아 이중국적자 쇼함은 키부츠 베에리의 처가를 방문했다가 하마스의 기습 때 납치됐습니다.
당시 그의 장인 아브샬롬 하란이 숨졌고 함께 가자지구로 끌려간 아내와 자녀 등 가족은 한 달여 뒤인 2023년 11월25일 풀려났습니다.
코헨 등 나머지 3명은 2023년 10월 하마스가 기습한 노바 음악축제 현장에서 끌려갔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토브는 당시 자신의 위치추적 정보를 가족에게 휴대전화로 보냈지만 가자지구로 옮겨진 뒤 GPS 신호가 끊겼습니다.
이들 중 알사예드만 유일하게 석방 행사 무대에 오르지 않고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에서 석방됐습니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그가 무슬림인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해석했습니다.
하마스는 인질을 석방할 때마다 손에 선물 가방을 쥐여주고 무대에 올려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게 하는 등 선전에 열을 올렸는데, 이스라엘 측은 이런 행사가 굴욕적이고 잔인하다고 비난해 왔습니다.
이스라엘은 자국 감옥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 602명을 석방하기로 했습니다.
석방 명단에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수감자 50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교환이 마무리되면 지난달 19일 발효된 휴전 1단계에서 석방된 인질은 30명, 팔레스타인 수감자는 약 1천700명으로 늘어납니다.
가자지구에는 인질 60여 명이 남아 있고 이 중 절반 가량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양측은 휴전 협정 당시 1단계에서 인질 34명을 석방하기로 하고 명단을 교환했지만, 하마스는 생존해 귀환하는 인질은 이날 6명이 마지막이라고 밝혔습니다.
4명의 시신은 다음 주 이스라엘에 돌려줄 것으로 보입니다.
하마스는 앞서 20일 인질 시신 4구를 이스라엘에 넘겼는데, 시리 비바스의 시신이 가짜로 드러나자 어제 다른 시신을 인계했고 이스라엘 측은 이 시신이 비바스가 맞는다고 확인했습니다.
6주(42일) 기한인 휴전 1단계는 다음 달 1일까지입니다.
양측은 애초 이 기간 나머지 인질 전원 석방,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를 골자로 하는 휴전 2단계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서로 합의 위반을 주장하면서 협상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