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언하는 이복현 금감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오늘(20일) "다양한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재개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는 3월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넥스트레이드와 공동으로 연 '증시 인프라 개선을 위한 열린 토론' 후 기자들과 만나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재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냐고 묻자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원장은 "우리 주식시장의 퇴출 등 평가제도가 좀 미비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비우량한 이른바 좀비기업들과 관련해 공매도 전면 재개가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고려하고 있지만, 변동성을 줄이되 해외나 개인투자자들에 한국 시장과 관련한 신뢰를 얻는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개인적으로 다양한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재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부가 2023년 11월 6일 모든 주식시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기 전 우리나라에서 공매도 가능 종목은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에 포함된 350개 종목이었습니다.
이 원장은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별도의 결정이 없는 한 3월 31일에 공매도는 재개되는 것" 이라며 "금감원은 금융위에 거래소 준비가 적절한지 등을 다음 달 중 보고해 추가적 공매도 금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종전에 진행했던 무차입 공매도 건에 대한 점검 조사는 내달 중 마무리할 것"이라며 "과거 문제가 됐던 건들은 이번에 구축된 시스템을 통해 시뮬레이션해보니 99%에 가깝게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원장은 내달 4일 국내 1호 대체거래소 출범 시 고빈도매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공매도 재개나 고빈도 거래도 자연스럽게 주식시장 하방 압력이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은 있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유동성을 확보해줘서 우리 시장의 저변을 풍부하게 해주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아무리 담을 쌓고 공매도를 금지하거나 뭘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해외투자자들이 우리 시장을 믿고 참여해줬던 작년 상반기에는 주식시장이 좋았고, 하반기에는 해외투자자들이 우리 시장에 실망해서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어려웠던 상황"이라며 "무조건 담을 쌓는 게 능사가 아니라, 고빈도매매 거래의 단점은 충분히 감지하면서도 유동성을 풍부하게 한다는 장점을 취하는 게 올바른 접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고려아연과 MBK·영풍 간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상당한 정보력과 대응능력 내지는 자력을 갖춘 양 당사자 간의 분쟁이기 때문에 불공정거래나 기타 불법행위와 관련된 문제, 또는 투자자들과 관련된 공시나 정보제공에 문제가 없는 한 가급적 개입을 안 하려는 기본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중요한 기간산업과 관련된 분쟁이 너무 오래되고, 그와 관련해 불안감이 조성되거나 그 과정에서 거래처와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산업계와 재계의 우려는 잘 듣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다만 정기주총에서 주주들이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중요하고, 정기주총 이후에 다양한 상황을 보면서 혹시 역할이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