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로 암이 재발해도 한 번 더 암 보장을 해준 교보생명의 '교보 가족사랑 통합CI 보험(두 번 보장형)' 같은 게 대표적입니다. 최근엔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늘어나자, 지난해 가을 KB손해보험과 DB손해보험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반려동물 장례 지원비 보장' 상품을 개발해 서로 '최초'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늘어나는 소비자 필요에 맞춰 보험사들이 다양한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는 건 사람들이 우연한 위험에 대비하도록 돕는 본연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라고 볼 만합니다. 19일 기준 배타적 사용권 기간이 남아 있는 보험 상품은 손보 9종, 생보 7종에 이릅니다.

실손보험 개혁 논의와도 맞물려 주목됩니다.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 불리지만 자기 부담은 늘리고 비급여 치료 보장을 줄이는 5세대 실손보험 논의 방향에 더러 불만이 있는 소비자도 많기 때문입니다. 특허 기간이 늘어나면 그간 실손 영역 밖에 있었지만 꼭 필요했던 상품 개발도 촉진될 거란 게 보험업계의 기대입니다. 이 회장은 "임신과 출산 관련 비용과 육아 비용을 5세대 실손으로 지원하는 상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1회에 한해 보장하는 상품이 많았던 난임 치료비용도 실손으로 여러 차례 보장받게 될 수도 있는 일입니다.
보험업계가 독점 판매 기간을 늘려보겠다는 근저엔 물론 이윤에 대한 욕망이 있습니다. 보험금 지급기준 설명은 허투루 하고 과도한 보장만 내세운 불완전 판매도 여전하니 곱게만 보긴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생애주기에 따라 이뤄지는 전형적 '계획'인 임신과 출산에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것 역시 '우연'에 대비하는 보험 원칙과 안 맞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당국이 이를 허용한 건 그만큼 저출산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것 아닐까요. 속내야 어떻든 국가적 과제 해결에 보험업계가 아이디어 경쟁으로 기여하겠다는 건 분명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배타적 사용권 확대 논의를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