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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푸틴 믿지 말아야"…UAE·사우디 순방 외교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AP, 연합뉴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일방적인 종전 협상을 경계하며 자국의 전략적 가치를 부각하고 나섰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보도된 미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아닌 우리가 더 중요해지길 바란다"며 "동맹 가치를 공유하는 우리는 러시아만큼 크지 않지만 전략적으로 미국에 더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믿는다. 미국 국민이 그를 뽑았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그 누구도 푸틴을 믿어선 안 된다"고 답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는 자국을 협상 테이블에 포함하지 않은 미국과 러시아 간 종전 협정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종전 협상에 유럽 동맹국들이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미국의 지원을 얻지 못하면 러시아가 올해 여름쯤 유럽의 특정 지역을 침공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보복할 위험이 없다고 러시아가 믿으면 옛 소련 지역 등 유럽 일부를 점령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작은 나라들부터 시작할 것이고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이 될 위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현재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를 모두 수복하는 게 비현실적이라는 미국 측 입장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법에 따라 우리는 러시아 점령지를 결코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통해 안보를 보장받는다면 러시아 점령지 수복을 포기하는 것도 논의할 용의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이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4일 미국의 보수성향 매체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적어도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기 전 국경 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미국 측 주장을 일부 수용할 수 있단 뜻을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됐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우크라이나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전 수준으로 영토를 탈환하는 것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라면서도 "일부는 되돌아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는 2014년 돈바스 동부를 공격하고 크림반도를 병합했습니다.

그 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역을 침공하고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 돈바스 지역과 하르키우, 헤르손, 자포리자 일부까지 점령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미국과 러시아가 오는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종전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연다고 알려진 가운데 보도됐습니다.

이번 회담에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사우디, 튀르키예 등을 순방하며 '아군'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자신이 UAE에 도착했다고 알리며 더 많은 포로 송환과 투자 및 경제적 파트너십 강화, 대규모 인도적 사업 등이 주요 의제라고 전했습니다.

UAE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포로 교환 협상에서 가교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와 함께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 협상이 미국과 러시아의 일방적 논의 속에서 자국의 요구가 등한시되지 않도록 방문국들에 중재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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