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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 만들고 손전등 켰다…CCTV로 본 계엄군 '단전 시도'

<앵커>

지난해 12월 4일,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국회에 진입했던 계엄군이 국회 본관 전력을 일부 차단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국회가 계엄해제 결의안을 가결하고, 불과 6분 정도 지나서 벌어진 일입니다. 계엄군이 국회본관 지하 1층의 전기를 끊는 모습이 담긴 CCTV를 민주당이 오늘(16일) 공개했습니다.

첫 소식 정구희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 2시간 30분쯤 지난 지난해 12월 4일 새벽 0시 58분.

국회 본관 4층 복도가 찍힌 CCTV 영상입니다.

소총을 든 계엄군 7명이 배회하고 있습니다.

모여서 잠시 회의를 하더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갑니다.

이들이 도착한 건 지하 1층.

시간은 새벽 1시 1분입니다.

같은 시각, 바로 위 3층에 있는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이 가결되고 있었습니다.

지하 1층에 도착한 계엄군은 먼저,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을 연결하는 지하통로 봉쇄를 시도합니다.

하지만, 국회 사무처 직원이 막아섭니다.

그러자 이들은 다시 엘리베이터 앞으로 모입니다.

새벽 1시 5분, 국회 사무처 직원이 이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CCTV 영상을 공개한 민주당은 이때 해당 직원이 계엄군에게 계엄 해제 요구안이 이미 가결된 사실을 알려줬다고 밝혔습니다.

[한병도/민주당 의원 : 현재 국회에 잔류하는 것은 지금부터 당신들은 불법이다. 모든 것이 CCTV로 촬영되고 있다는 것을 계엄군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계엄군 한 명이 뒤쪽을 지나가더니 홀로 복도 끝으로 이동합니다.

동시에 김현태 707 특수임무단장은 옆으로 이동하며 휴대전화를 사용합니다.

복도 끝으로 이동한 계엄군은 전기 분전함에 도착했고, 1시 7분 일반조명 차단기를 내려 전기를 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사방이 어두워집니다.

차단 직후 CCTV의 자동 밝기 조절 기능에 의해 주위가 잠시 밝아지지만, 3초 뒤 비상조명 차단기까지 내려가며 지하 1층은 칠흑 같이 변합니다.

간간이 계엄군이 손전등을 켜고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새벽 1시 12분.

불이 다시 들어오고, 분전함 앞에 차단기를 다시 올린 듯한 계엄군의 모습이 보입니다.

국회가 계엄 해제 결의안을 의결한 6분 뒤, 국회 지하 1층은 그렇게 5분 48초간 단전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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