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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필요한 시기인데…기업 76% "주 52시간으로 R&D 성과 줄어"

대한상공회의소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연합뉴스)
▲ 대한상공회의소

주 52시간 제도가 도입된 지 5년이 지난 현재, 기업 연구부서 4곳 중 3곳이 연구개발 성과가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산업의 기술 혁신이 요구되는 때인 만큼, 연구개발 분야에서라도 노사 자율 합의에 따라 근로 시간을 관리하자는 지적입니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함께 기업부설연구소·연구개발전담부서를 두고 있는 5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 52시간 제도가 기업 연구개발에 미치는 영향' 조사에 따르면, 기업 연구부서의 75.8%가 '연구개발 성과가 줄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제도 시행 이후 혁신성이 저하된 연구개발(R&D) 분야는 신제품 개발이 45.2%로 가장 많았으며 기존 제품 개선(34.6%), 연구인력 역량축적(28.5%), 신공정 기술개발(25.3%) 등의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 근로 시간 규제를 포함해 연구개발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여건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게 대한상의의 분석입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 중 '과학연구 관련 법률이 혁신을 지원하는 정도' 지표를 살펴보면, 혁신을 지원하는 국가는 지난 2018년 총 63개국(37위)에서 지난해 총 67개국(35위)으로 여전히 낮은 순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조사 대상 기업의 53.5%는 주 52시간 제도로 '연구개발 소요 기간이 늘었다'고 답했습니다.

얼마나 늘었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해당 기업의 69.8%가 '10% 이상'을 꼽았습니다.

또 주 52시간 제도의 대응책으로 시행되고 있는 현행 유연근로시간제는 기업의 37.8%만이 도입하고 있다고 응답해 제도 활용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들은 R&D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적합한 근로 시간제로 '노사가 합의를 통해 자율적 근로시간 관리'(69.4%)를 가장 많이 선택했습니다.

이어 연구개발 업무에 대해서만이라도 추가 8시간 연장근로 허용(32.5%), 연장근로 관리를 1주 12시간에서 월·분기·반기·년 단위로 합산 관리(23.4%) 등의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김종훈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이사는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술혁신이 요구되는 시기"라며 "특히 반도체 등 국내 핵심 산업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R&D부문에 있어 유연한 근로 시간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업무의 지속성과 집중성이 중요한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유연한 제도적용과 함께 제도의 당초 취지인 사회적 약자의 장시간 근로를 방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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