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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사망 사실 숨겨 예금 9억 찾고는 "생전 증여" 발뺌한 동생

형 사망 사실 숨겨 예금 9억 찾고는 "생전 증여" 발뺌한 동생
▲ 은행 창구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형제의 사망 사실을 숨기고 망인 명의로 예금청구서를 작성해 금융기관을 속여 9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가로챈 6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면치 못했습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민지현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와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A(62) 씨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고 16일 밝혔습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2019년 4월 13일 숨진 B 씨의 동생인 A 씨는 이틀 뒤 금융기관을 찾아 B 씨의 도장을 이용해 B 씨 명의로 된 예금청구서를 위조한 수법으로 금융기관을 속여 9천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이 같은 수법으로 나흘간 4차례에 걸쳐 총 8억 9천900여만 원을 금융기관으로부터 타냈습니다.

A 씨 측은 법정에서 "B 씨가 생전에 예금을 증여했고, 이를 인출하여 사용하는 데 동의했다"며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1심은 설령 B 씨가 생전에 예금채권을 A 씨에게 증여하기로 약정하거나 예금 인출에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증여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사망한 이상 A 씨가 곧바로 망인 명의 예금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금융기관으로서는 망인의 사망 사실을 알았다면 법정상속인이 아닌 A 씨에게 예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테고, A 씨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치 망인이 직접 예금인출을 청구하는 것처럼 돈을 타냈다고 봤습니다.

이에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습니다.

판결에 불복한 A 씨는 항소심에서 재차 무죄를 주장했지만, 2심 역시 A 씨의 행위는 금융기관을 상대로 한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기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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