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진 섀힌 미 상원의원(민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친 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은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을 해법으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자동 가입'을 언급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현지 시간으로 15일 독일 뮌헨안보회의 패널 토론 모두발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과 관련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다시 무력침공할 경우 우크라이나의 나토 자동 가입을 촉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러시아가 무력으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지난 2014년에 이미 그렇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나토 가입엔 부정적인 입장인데, 그레이엄 의원은 종전 협상이 타결된 뒤 우려되는 러시아의 재침공 의지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자동 가입을 제안했습니다.
미 상원 예산위원장인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선언한 종전 협상에 대한 비판에는 적극 방어에 나섰습니다.
그는 "트럼프가 누구와 대화하는지, 어떻게 하는지 걱정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2014년에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라고 반문했습니다.
또 "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가 우리가 하나의 그룹으로서 하려는 가장 중요한 결정"이라며 "우리가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다음 차례는 대만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체결하려는 희토류 광물협정에 대해서는 '게임 체인저'라며, "미국인에게 우크라이나가 짐이 아닌 이득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광물협정 체결이 현실화하면 미국이 이전에는 없던 지켜야 할 무언가가 생기게 되기 때문에 푸틴에겐 악몽일 것"이라며, 돈이 부족한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F-16 전투기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미국의 이익에 기반한 '거래'로 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각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토론에는 그레이엄 의원과 함께 미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섀힌 뉴햄프셔 주 의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섀힌 의원은 종전 해법 아이디어로 "나토 가입이나 우리가 지금 한국의 비무장지대, DMZ에서 하듯 다국적군을 주둔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 협상 개시 전부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선을 그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는 '실언'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뤼터 사무총장은 "북한, 중국, 이란이 러시아와 긴밀히 관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방을 취약하게 하는 종전 협상 결과가 도출될 경우 엄청난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요즘 나는 유럽 동맹들보다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 고위 지도부의 전화를 더 많이 받는다. 그만큼 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은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