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뮌헨안보회의 참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을 억압하면 우리는 끝까지 맞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왕 주임은 이날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해 "일방적인 겁박에 결연히 대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왕 주임은 그러면서도 "중국은 미국과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양자 관계를 구축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이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중국과 미국의 사회제도가 다르다면서 "(상대의 체제를) 바꾸거나 심지어 전복하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상호존중이 중미 교류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양국은 충돌해서는 안되며 그럴 경우 전 세계가 불행해질 것이다. 글로벌 도전 과제를 위해서는 양국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대해서는 "모든 이해 당사자가 적절한 시기에 평화 협상 과정에 참여하기를 바란다"면서 그 과정에서 유럽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왕 주임은 "평화회담에 대한 미국과 러시아의 합의를 포함해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유럽 땅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므로 무엇보다 유럽이 평화를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함께 고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강압과 제재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분명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이고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게 중국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왕 주임은 중국이 러시아산 석유·가스를 수입함으로써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중국과 러시아는 정상적인 경제·무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또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구매하지 않는다면 어느나라가 중국 국민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을 만큼 많은 가스를 공급할 수 있겠는가. 그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이 전했습니다.
이날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제61회 뮌헨안보회의에는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참석한 만큼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미중 양국 외교 수장의 첫 대면이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왕 주임은 앞선 지난달 24일 전화 통화로 루비오 장관과 첫 공식 소통을 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