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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러시아서 신권 대량 반입…"러 의존 쉽게 못끊어"

시리아, 러시아서 신권 대량 반입…"러 의존 쉽게 못끊어"
▲ 시리아 과도정부 대통령으로 추대된 아메드 알샤라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13년 만에 내전을 마무리한 시리아 과도정부가 러시아에서 인쇄한 신권 지폐를 대량으로 반입해 눈길을 끕니다.

아사드 정권의 뒷배 역할을 해 온 러시아와의 불편한 관계에도 불구, 러시아에 대한 의존 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는 없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됩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리아 중앙은행은 이날 "다마스쿠스 국제공항을 통해 러시아에서 시리아로 (시리아 파운드화를) 들여왔다"고 밝혔습니다.

이 지폐들은 러시아 국영 조폐업체 고즈나크가 인쇄한 것으로 구체적인 분량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조처는 시리아내 은행과 기업들이 통화량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시리아 섬유제조업체과 소매업자들은 "인출이 되지 않을까봐 사람들이 은행에 돈을 더는 맡기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시리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말 현금인출 일시제한 조처를 해제했지만, 지금도 일선 은행에선 기업인들이 예금 인출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앙은행의 통화량 공급량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가계와 기업들이 현금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 하는 것이 문제라고 합니다.

한 시리아 사업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는다. 회사들도 현금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월급은 줘야 하기에 돈을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충분한 양의 지폐를 공급해 은행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지만, 당장은 러시아 외엔 시리아 파운드화 신권 지폐를 찍어낼 수 있는 곳이 없다는게 시리아 과도정부가 직면한 딜레마입니다.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라르알샴(HTS) 등이 주축인 시리아 과도정부는 내전에서 아사드 정권의 편에 섰던 러시아, 이란을 멀리하고 친서방 노선을 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서방은 아직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서방권 조폐 회사들은 시리아와의 계약을 주저하고 있다고 FT는 전했습니다.

시리아 현지매체 시리아 리포트의 편집장 지하드 야지기는 "혼란스럽고 명확성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경제는 큰 문제다. 에너지와 빵의 공급을 안정화하고 경제에 다시 시동을 거는 것은 새 정부가 직면한 중대한 시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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