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4월 2일 자동차 관세' 예고한 트럼프…대미 수출 1위 K-자동차 '비상'

'4월 2일 자동차 관세' 예고한 트럼프…대미 수출 1위 K-자동차 '비상'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관세 정책'이 자동차 산업으로 확대되면서, 한국도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 서명식을 진행하던 중,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에 대한 질문에 "아마도 4월 2일쯤"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이 발언이 관세 시행 시점을 의미하는지, 관세 부과 계획 발표일을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합니다.

또한,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처럼 모든 수입차에 일률적인 세율을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국가별로 차등 부과할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을 전후로 어떤 결정을 내리든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무역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무역적자와 상대국의 무역 장벽을 문제 삼으며, 동맹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를 무기처럼 활용해 왔습니다.

특히, 한국은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상무부의 승용차 및 경량 트럭 신차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은 미국에 153만 5,616대(366억 달러·약 52조 8,000억 원)의 자동차를 수출했습니다.

이는 수출량 기준으로는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 금액 기준으로는 멕시코·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규모입니다.

반면, 지난해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량은 4만 7,190대(21억 달러·약 3조 원)에 불과했습니다.
미국, 자동차·반도체 관세도 예고 타격 예상

즉, 자동차 분야에서만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적자가 약 50조 원에 달하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 해소를 관세 부과의 핵심 배경으로 삼아왔으며, 이 점을 고려하면 한국산 자동차에도 높은 세율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는 관세 부과에 있어 동맹국이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도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또한, 미국 상무부와 재무부가 오는 4월 1일까지 무역 실태를 조사한 후, 국가별 '상호 관세'를 결정할 예정인 만큼, 한국이 불리한 조건에 놓일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해 발간한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에는 한국의 대기환경보전법상 배출가스 관련 부품(ERC) 규제에 대한 언급이 포함돼 있습니다.

보고서는 "미국 자동차 업계는 2022년 8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한국으로 수입되는 신차 모델을 무작위로 선정해 검증 시험을 시행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 시험이 자동차 제조업체의 제품 출시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미국 정부가 한국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비관세 장벽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해석됩니다.

이와 함께, 자동차 구매 시 부과되는 부가가치세(VAT) 등 미국에는 없는 한국의 특정 조세 제도도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자동차 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까지 한국 자동차 업계는 한미 FTA에 따라 미국 수출 시 관세를 면제받았지만, 향후에는 무거운 관세 부담을 안고 미국 시장에서 경쟁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한국 전체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 8,900만 달러이며, 이 중 대미 수출액은 347억 4,4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이며, 규모 면에서도 2위인 반도체(106억 8,000만 달러)의 3배에 달합니다.

따라서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부과될 경우, 다른 어떤 품목보다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