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협상 여지 감지된 미 상호관세…각국 트럼프 설득 총력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A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 움직임 본격화에 세계 각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 대국이자 무역상대국인 미국 시장의 장벽이 높아진다면 나머지 국가의 경제에도 그 여파가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각국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 조치 시행을 지연한 대목에 주목하며 설득을 위한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4월 1일까지 상대국의 비관세 장벽까지 두루 검토해 관세율을 도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뒤집어 본다면 협상의 여지가 존재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 결정이 담긴 대통령 각서에 서명한 이날 백악관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부터 미국을 설득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모디 총리는 2030년까지 양국의 교역량을 두 배 수준인 5천억 달러(약 721조 원)로 늘리고, 미국의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적극적으로 구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목적에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변용한 '미가'(MIGA·인도를 다시 위대하게)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는 "미국과 인도가 함께 한다는 것은 MAGA에 MIGA가 더해진다는 뜻이고, 그 결과는 번영을 향한 '메가(Mega) 파트너십'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디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어떤 양보 카드를 제시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디 총리와 나는 미국을 인도의 석유와 가스의 주요 공급자로 복구하는 중요한 합의에 도달했다"라고 소개했습니다.

또한 "올해부터 인도에 대한 무기 판매도 수십억 달러 늘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 앞서, 인도를 '관세의 왕'이라고 표현하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디 총리의 설득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낸 것으로도 보입니다.

일본도 발 빠르게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설득에 나서는 분위기입니다.

일본 정부는 상호 관세와 관련해 이미 미국 정부와 의사소통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은 "일본 국익에 이바지하는 형태로 미일 경제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면서 이미 미국 정부와 의사소통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대미 투자와 미국산 LNG 수입 확대를 약속했습니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에 대한 연구를 마치는 마감으로 제시한 4월 1일까지 일본 자동차 시장의 비관세 장벽 개선 방안 등 구체적인 협상안을 마련해 미국을 설득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의 반사이익을 받고 있는 베트남도 미국과 타협하겠다는 뜻을 천명했습니다.

태국도 대미 흑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기로 했고, 사료용 콩가루 등 미국산 농산물 수입도 확대할 방침입니다.

미국과 밀접하게 엮여 있는 유럽연합(EU)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움직임에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는 등 강경한 태도입니다.

그러나 물밑에선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미국은 유럽의 부가가치세를 불공정 무역 사례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자동차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지 않지만, 유럽 각국은 관세 이외에도 평균 22%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해 미국 자동차의 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독일 자동차를 예로 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이런 일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은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MSC)를 계기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 등이 주요 안건이지만, 상호 관세 등 경제 분야에 대한 의견도 교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탄핵정국으로 정상외교가 사실상 실종된 상황인 만큼 이번 회담이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