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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한 장에 3924원?…대한적십자사, '헌혈 영화표' 후려치기

티켓 한 장에 3924원?…대한적십자사, '헌혈 영화표' 후려치기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이하 적십자사)가 헌혈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영화관람권을 정상가의 3분의 1도 안 되는 금액으로 사들여 '가격 후려치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적십자사는 헌혈자에게 답례로 공동기념품을 제공하고 있다. 헌혈자 공동기념품 목록은 헌혈 기부권, 문화상품권, 영화관람권, 편의점 교환권, 외식 상품권, 햄버거 교환권, 여행용 세트, 영화 패키지 교환권, 멀티 모바일 문화상품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헌혈자가 가장 선호하는 기념품 중 하나가 영화 관람권이다.

13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지난달 22일 2025년 상반기 헌혈 답례품으로 사용할 영화 티켓 65만 3천여 장의 판매처를 찾는 입찰 공고를 냈다. 배정된 예산은 32억 6천여만 원으로, 티켓 한 장당 5천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롯데시네마가 단독 응찰했다. 양측은 협의를 거쳐 이달 6일 장당 3,924원에 수의계약을 맺었다. 계약 가격은 평일 관람권 정가(1만 4천 원)의 28% 수준이다.

적십자사는 상, 하반기에 각각 65만 장 씩, 연간 영화 관람권 약 130만 장의 영화 관람권을 사들인다. 연간 총 관객 수는 1%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수량이라 멀티플렉스로서는 포기하기 쉽지 않은 입찰이다.

그러나 적십자사가 매년 입찰 기초금액을 낮게 책정해 '가격 후려치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20년 상반기부터 지난해 하반기까지 한 차례를 제외하면 모두 장당 6000원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5000원까지 떨어졌다. 그동안 멀티플렉스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경쟁에 나섰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CGV와 메가박스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멀티플렉스 측은 "배정 예산 대비 현저히 낮은 기초금액으로 인해 극장들의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계속됐다. 이러다 보다 단독 응찰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이는 객단가(관객 1인당 실제로 부담하는 평균 입장권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끼친다. 현재 객단가는 9,700원 수준이다. 영화 제작 환경이나 콘텐츠 질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티켓 판매 수익을 극장과 투자배급사가 나눠 가지는 구조라 티켓 가격이 낮아지면 극장뿐만 아니라 투자배급사 수익도 준다. 이는 영화 제작 환경이 위축되는데 영향을 끼친다.

적십자사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문제제기에도"영화관람권 계약 금액은 경쟁입찰 결과에 따른 것이다. 기초금액의 경우 이전에 체결되어 왔던 계약금액과 경쟁입찰 성립 가능성과 입찰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책정한다"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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