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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보니 술 마셨더라"·"거짓 증언"…홍장원 흔드는 윤 대통령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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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의 핵심 인물이 홍장원 전 국정원 차장인데요, 탄핵심판에서 윤 대통령이 18분에 걸쳐 '홍 전 차장 못 믿을 사람이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계엄 당일 통화 때 딱 보니까 술을 마셨다"는 말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 측 증인으로 나온 조태용 국정원장은 '체포 명단'과 관련한 홍 전 차장의 진술을 두고 "거짓으로 생각한다"면서 신빙성을 마구 흔들었습니다. 
 

윤 대통령 "딱 보니까 술 마셨어요"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비상계엄 당시 홍장원 전 국정원 차장과 통화한 경위를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월 계엄을 선포하기 전에 1차 통화가 있었다고 했는데요, "국정원장이 해외에 있는 줄 알고 '원을 잘 챙겨라'는 말을 하려고 했다", "딱 보니 홍 차장이 술을 마셨더라"고 말했습니다.

0213 이브닝 브리핑 
제가 국정원장이 해외에 있는 줄 알고 홍장원 1차장한테 '원장 부재 중이니까 원 잘 챙겨라'라고 전화하려고 했는데 안 받습니다. 그리고 한 20여 분 있다가 전화가 오는데 제가 전화를 딱 받아보니까 홍장원 1차장 목소리가 저도 반주를 즐기는 편이기 때문에 딱 제가 보니까 벌써 술을 마셨어요. 본인도 인정했고.

- 윤석열 대통령

윤 대통령은 "본래는 답을 '(조태용) 원장은 서울에 계신다'라고 답변했어야 했는데, 응답 없이 '알겠습니다'라고만 하더라"며 당시 통화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홍 전 차장이 술을 마셨고, 조태용 원장의 부재 사실도 말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계엄 선포 이후 두 번째 통화가 논란의 중심에 있는 통화입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13일)도 '간첩 검거를 도와주라고 한 것'이라며, 정치인 체포 지시를 부인했습니다.
 
(두 번째 통화) 제일 첫마디가 이겁니다. '원장이 계신데 왜, 내가 원장 부재중에 잘 챙기라고 했는데 원장 계신다는 말을 왜 안 했느냐', 그게 첫 번째 얘기고요. 그리고 방첩사령관과는 육사 선후배니까 육사 선후배 차원에서 방첩사 지원을 좀 잘해줘라. 대공수사권은 없지만 국가안보조사국을 대신 만들어놨으니 간첩 정보라든가 이런 게 있고 또 국정원은 특활비나 자금이 많으니까 후배들을 잘 챙기라고 얘기를 했고.

- 윤석열 대통령

이 통화와 관련해 홍 전 차장은 지난해 12월 6일 국회 정보위원장 면담에서 "윤 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이라고 지시했다"면서 정치인 체포 지시를 처음 폭로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주장이 크게 다른 겁니다.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 해임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분명한 건 몇 달 전부터 정치적 중립 문제와 관련해 원장의 신임을 많이 잃은 상태였단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원장의 신뢰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해임 재가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보는 앞에서 했다고 말했습니다.

홍 전 차장에게 약점 잡힐 일을 했다면, 한 대표 보는 앞에서 해임하지 못했을 거라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12월 6일 아침에 제가 홍장원에게 (체포조 지원을) 지시했다는 기사가 나서 오해가 생기니까 한동훈 대표한테 '이거 봐라, 내가 홍장원한테 약점 잡힐 일이 있으면 재가하겠나' 하면서 (중략) 한동훈 대표 (관저로) 오라고 해서 제가 재가하는 것을 보여줬고요.

- 윤석열 대통령

윤 대통령의 발언은 18분 정도 이어졌는데요, ▲ 홍 전 차장이 계엄 당일 술을 마셨다 ▲ 정치적 중립 문제로 조태용 원장의 신뢰를 잃었다면서 '홍장원의 말은 믿을 수 없고 사실이 아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습니다.
 

조태용 "홍장원 증언 거짓이라 생각"

조태용 국정원장은 '홍장원 메모'와 관련한 홍 전 차장의 증언을 두고 "신뢰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갖고 있다", "거짓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홍 전 차장이 계엄 당일 국정원장 공관 앞 공터에서 메모를 작성했다는 증언에 대해서는 CCTV까지 확인했다면서,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CCTV로 확인해 보니 홍 전 차장은 메모를 작성했다는 12월 3일 오후 11시 6분쯤 공관이 아닌 청사에 있는 본인 사무실에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메모에는 총 4가지 버전이 있었고, 지금 알려진 메모는 4번째 메모"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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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2월 3일 오후 11시 6분에 썼다는 첫 메모는 포스트잇에 적혀 있었으며 2) 이 메모를 보좌관에게 주며 정서를 부탁해 보좌관이 다시 바르게 썼고 3) 다음 날 오후에 '어제 메모를 기억을 더듬어서 다시 써달라'고 홍 전 차장이 요청해 보좌관이 사람 이름과 직함 등을 섞어 썼고 4) 여기에 보좌관이 쓰지 않은 글씨가 추가로 쓰인 버전이 홍 전 차장이 "내가 추가로 썼다"고 말하는 최종 버전이라는 겁니다.

조 원장은 "홍장원 전 차장이 민주당 박지원·박선원 의원에게 7차례 인사 청탁을 했다"고도 폭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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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태용 원장: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지난 정부 국정원에 계셨던 어느 야당 의원께서 홍장원 차장을 지목하면서 '차장이 내가 국정원에 있을 때 유력한 사람을 통해서 7차례 나한테 인사 청탁을 하지 않았느냐'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얘기를 들으면서 저도 깜짝 놀랐고.
▷ 윤 대통령 측 변호인: 박선원 아니면 박지원 이 정도가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이름인데 맞나요?
▶ 조태용 원장: 네.

윤 대통령 측 증인인 조 원장의 증언들은 홍 전 차장이 허위 증언을 하고 정치적 중립에도 문제가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박선원 "새빨간 거짓말"

조 원장의 증언에 대해 당사자들이 곧바로 반박에 나섰습니다. 

홍 전 차장은 기자들과 통화에서 ▲ 밤 11시 6분에 사무실에 있었다는 조 원장 증언에 대해 '공관과 사무실은 겨우 3분 거리이고, CCTV로 차라리 전체 동선을 공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 보좌관에게 다시 메모를 써보라고한 건 마지막으로 체크하는 차원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사 청탁 주장에 대해서는 '좌표 찍고 몰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사 청탁과 관련해서는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발끈했습니다.

'국정원에 근무할 때 홍장원 얼굴을 본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 국정원 퇴직 이후에 홍장원이 인사 청탁을 한 적도 없다"는 겁니다.

0213 이브닝 브리핑 
제가 국가정보원에 근무하는 4년여 동안 내곡동에 소재한 국가정보원에서 홍장원 직원 얼굴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당시 홍장원 직원과 통화한 적도 없습니다. 제가 국가정보원 퇴직 이후에 홍장원은 저에게 그 어떠한 인사 청탁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조 원장에게 반격도 했습니다.

"조태용은 김건희로부터 2024년 12월 2일 두 차례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는 사실이 폭로됐고, 국방위원회 성일종 위원장과 12월 2일 통화한 것도 확인됐다"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은 게 누구냐고 되물은 겁니다.

오늘(13일) 탄핵심판에서 국회 측 장순욱 변호사가 "(조 원장이) 계엄 전날인 12월 2일 대통령 영부인으로부터 문자를 두 통 받고, 그 다음 날 답장을 보낸다"며 "이상하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조 원장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고만 답변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홍장원 흔드는 윤 대통령

윤 대통령 측이 집요하게 홍 전 차장 진술의 신빙성을 흔드는 건, 홍 전 차장의 '정치인 체포 지시 있었다'는 폭로가 탄핵소추로 이어졌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탄핵심판에서 "12월 6일 홍장원(전 국정원 1차장) 공작과 특전사령관(곽종근)의 김병주TV 출연부터 내란 수괴와 탄핵 공작이 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습니다.

홍 전 차장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주장이 탄핵심판에서 받아들여지면 윤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거나 국회의장 등 정치인 체포를 지시하라고 지시했는지 여부가 이번 탄핵심판의 핵심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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