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군 방첩사령부가 북한이 남측에서 보냈다고 주장한 평양 무인기를 지난해 조사해서 보고서까지 작성했지만, 방첩사 지휘부가 이걸 폐기하고 조사를 멈추라고 지시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방첩사 내부에선 이례적 조치었단 반응이 있었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북한은 지난해 10월, 남측 무인기가 평양에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해당 무인기의 사진과 비행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당시 여당과 군 일각에서는 북한의 자작극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방첩사령부의 정보 분석 부서는 우리 군 드론작전사령부와 국방과학연구소, 그리고 무인기 업체 S사 등에 대해 사실 조사를 벌였고, 보고서도 작성했습니다.
SBS 취재 결과, 보고서에는 평양 무인기와 드론사 무인기가 받침대, 안테나, 엔진, 동체 등의 모양과 색이 같다고 기록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보고서는 또 국방과학연구소와 S사가 드론사 무인기를 개발했으며, 최대 비행거리가 480km로 평양, 신의주까지 왕복이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말, 방첩사 지휘부에 보고됐다고 방첩사 관계자는 SBS에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지휘부가 보고서 폐기와 조사 중단을 지시했다"며 "추가 조사가 필요했지만, 이례적으로 중단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방첩사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SBS에 밝혔습니다.
북한의 자작극인지 밝히기 위해서라도 추가 조사가 절실했는데 왜 조사를 중단했던 건지, 혹시 북풍 유도 의혹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닌지, 규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드론사 무인기에서 눈과 신경망 역할을 하는 GPS, 비행임무장치 등이 중국제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건완/국방과학연구소장 (어제, 국회) : 비행 조정장치 부분에서 이제 중국산 저가를 쓴 것이 맞습니다.]
부품 교체나 정비 때, 드론사 작전 정보가 중국에 유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논란이 예상됩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최진화, 디자인 : 박태영)